기업대출 비중 높은 지방은행, 3高 현상에 연체리스크 ‘고민’

시간 입력 2022-09-30 07:00:05 시간 수정 2022-09-29 1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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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 비중 90% 넘는 지방은행, 경기 따른 연체율 민감도 높아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104조원…전년동기比 9% 증가
리스크 우려로 기업대출 축소 가능성도 커져

지방은행 중소기업 대출 추이. <자료=각 사>

지방은행이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시중은행보다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현상’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연체율 상승 압박도 더 커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방은행 5곳(BNK부산·경남·DGB대구·JB전북·광주은행)의 기업 대출 규모는 총 113조1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103조893억원보다 9.7% 증가한 수치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95조3163억원에서 104조2259억원으로 9.3% 증가했다. 전체 기업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2.4%에서 92.1%로 0.3%포인트(P) 감소했지만 여전히 90% 이상을 차지하며 중소기업 대출 의존도가 높았다.

지방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이 33조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9% 증가하며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가장 컸다. 대구은행이 전년동기에 견줘 5.5% 증가한 28조5630억원으로 부산은행 뒤를 이었다. 경남은행은 9.7% 증가한 22조4550억원,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9.4%, 13.6% 상승한 8조3737억원, 11조8287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방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대출에 치중돼 있어 경기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는 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금리와 주택 가격에 크게 좌우되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물가, 주가, 수출 상황에 주로 영향을 받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고물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임금 등 생산비용이 증가해 기업의 수익성과 채무 상환능력에 영향을 주고 수출 역시 가계보다는 기업 수익성에 더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특히 고환율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제조업 대출 비중이 적지 않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7%로 가장 높았으며 △대구은행 21.2% △부산은행 16.6% △광주은행 11.6% △전북은행 8.7% 순으로 타 업종에 비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상반기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을 살펴보면 평균 0.31%로 전년동기(0.48%)보다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취약차주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재연장으로 인한 ‘깜깜이 부실’이 반영되지 않아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조사 결과에 의하면 8월 말 기준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0.67%로 대기업 연체율(0.29%)이나 개인사업자 연체율(0.32%)보다 월등히 높았다.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방은행이 부실 위험을 몸을 사리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리스크 관리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집중도가 시중은행 보다 높은 만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부실 위험도가 크게 갈린다”며 “보통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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