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99% 폭증…취약차주 금융지원 연장에 불안한 저축은행

시간 입력 2022-09-29 07:00:05 시간 수정 2022-09-28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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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도·소매업종 대출 전년동기 대비 99% 증가
코로나19 대출 지원 재연장…저축은행, 잠재 부실 리스크 확대

5대 저축은행 도·소매 업종 대출 추이.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취약차주를 위한 금융지원 조치가 재연장되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자금조달 상황 악화로 영업 전망이 어두운데 코로나19 취약 업종 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지원 연장에 따른 잠재 부실 리스크 우려도 떠안게 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9월말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취약 차주를 위한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중소기업 53만 여명은 원리금 연체나 세금 체납 등 사유가 없는 한 최대 3년간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5번째 연장으로 대출 만기는 3년 간 연장되고 원금과 이자상환은 1년간 유예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입장이지만 리스크 확대 우려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과 다중채무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의 경우 잠재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악재가 늘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이 취급한 대출 가운데 소상공인 등 자영업 비중이 높은 도·소매 업종 대출이 3조9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조9626억원에서 99.1% 급증한 규모이다.

저축은행별로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이 281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4% 급증했다. OK저축은행의 전년동기에 견줘 129.6% 증가한 1조1123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이 104.2% 증가한 1조5819억원,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이 각각 92.3%, 50.9% 증가한 2104억원, 7233억원을 기록했다.

도·소매 업종 대출 증가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시행한 취약차주 비중도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 중에서 취약차주 비중이 도·소매업(12.3%)과 숙박·음식업(11.3%)에 주로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시점에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0.56%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한 데다 시중은행과의 예금금리 차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 압박도 커지고 있어 저축은행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저축은행별로 포트폴리오가 제각각이라 관리 부담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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