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윤종원 기업은행장, 中企·모험자본 발전 기여…유종의 미 거둘까

시간 입력 2022-09-29 07:00:03 시간 수정 2022-09-28 17: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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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중기대출 잔액 지속 증가…점유율도 소폭 늘어
3년간 모험자본 공급 ‘1.5조원’ 목표도 달성…글로벌 시장 확대는 과제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임기 만료 6개월여를 앞둔 가운데, 남은 임기 동안 그간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윤 행장이 취임한 2020년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정책금융 공급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을 받는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윤 행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규모와 모험자본 공급을 늘려 온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 공시에 따르면 2019년 162조7000억원, 22.6% 수준이던 중기대출 잔액과 시장점유율은 이듬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정책자금 공급 등으로 186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23.1%로 늘어났다.

2021년에는 203조9000억원(22.8%), 올 상반기에는 213조7000억원(22.8%)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특화 대출 상품도 지속적으로 규모를 늘려 왔다. 일례로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포인트대의 추가 금리 감면이 지원되는 ‘해내리 대출’의 규모를 확대했다.

윤 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의 스타트업 등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액도 크게 늘었다. 2019년 2608억원이던 모험자본 공급액은 이듬해 3307억원으로, 2021년에는 6536억원으로 1년 새 197.6%나 급증했다. 올 상반기까지는 4257억원을 공급하며 성장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 기업은행의 누적 모험자본 공급액은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윤 행장은 앞서 취임 초기 3개년 간 1조5000억원의 모험자본 공급을 목표로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조기 달성한 셈이다.

윤 행장은 “내년부터 3년간 모험자본 2조5000억원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8월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창립 61주년 기념식’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창업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자체 프로그램인 ‘창공(創工)’을 비롯해 혁신성 있는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공을 들여 왔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창공 프로그램으로 육성 혜택을 받은 기업은 총 460개사에 달한다. 윤 행장은 취임 이후 지난해 9월 서울대캠프 창공 센터에 이어 올 1월 대전 센터를 추가 개설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측은 “윤 행장이 취임 초기부터 성장 가능성 높은 혁신기업 발굴에 주력해 왔다”며 “창업 초기 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담보나 안정적 재무실적이 없어도,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에 모험 자본을 꾸준히 공급하며 기업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윤 행장의 임기가 6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마무리지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먼저 글로벌 부문이다. 윤 행장 취임 기간 동안 글로벌 부문의 수익이 크게 늘어났으며 2020년말 신규 진출한 미얀마 법인은 적자폭 축소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새로운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 다녀 온 베트남 출장에서 현지 정부에 기업은행이 보유한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업은행은 하노이와 호치민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폴란드 지점 설립도 연내 윤곽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기업은행은 상반기 내 현지에 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었으나, 올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당장 내달 열릴 국정감사에 대비해 은행 안팎에서 오가는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과 수 년간 충돌을 빚어 왔고 결국 기업은행 측이 업무 일부정지와 과태료 부과, 임직원 제재 조치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여전히 윤 행장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국감에서 해당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 육성하는 국책은행으로서 본분에 충실했다”며 “앞으로는 국책은행의 역할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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