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국내 점포수 ‘뚝’…취약계층 접근성은 ‘어쩌나’

시간 입력 2022-09-26 07:00:13 시간 수정 2022-09-23 17: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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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자본시장법 위반 사례 증가 우려도 나와
“디지털 취약계층 접근성↓…최소 점포 유지해야”

증권사들의 국내 점포수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수는 2017년 상반기 대비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감소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10대 증권사의 국내 지점수는 약 25%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젊은 세대의 유입이 많아지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사용이 늘어난 것이 점포수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지점을 줄이는 대신 기존 지점들을 통폐합한 특수 점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바일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9개 증권사의 지점수는 2017년 상반기 1051곳에서 올해 837곳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5년 새 20.4% 가량 줄어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7년 1051곳에 달하던 국내 지점수는 △2018년 1013곳 △2019년 940곳 △2020년 876곳 △2021년 842곳으로 뚝 떨어졌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수는 696곳에서 24.8% 줄어든 518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지점수는 절반 넘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상반기 170곳에 달하던 미래에셋증권의 지점수는 올 상반기 78곳까지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의 뒤를 이어 △KB증권 75곳(32.4% 감소) △하나증권 49곳(16.9% 감소) △대신증권 45곳(13.5% 감소)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점포에 방문하는 고객수가 줄어들고, MTS 사용 비중이 늘어 지점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폐합한 지점의 경우 기존의 점포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점에 방문하는 고객 자체가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젊은층의 유입에 따라 MTS 사용 비중이 높아져 점포들이 대형화되고 전문화되는 것이 최근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차원에서 집 앞에 있던 매장이 없어지면 불편함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통합 점포로 전환될 경우 인력이 많아지고 대응력도 좋아지는 장점이 있어 증권사 차원에서 통합 점포를 많이 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형 증권사들은 지점을 통폐합하며 특화 점포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내달 초 강북과 일산 지점 6곳을 통합한 초대형 복합센터를 선보인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강북금융센터를 중심으로 서울 △이촌 △마포 △상계 △합정 지점과 경기 일산 지점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달 초 부산 동래와 부산 금정 지점을 ‘동래금융센터’로 통합·확장 이전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강남대로WM센터와 교대역WM센터를 통합한 ‘강남금융센터’를 오픈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령층이나 농어민,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칫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권사 차원에서 최소 점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증권사의 경우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수가 늘어나는 추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성은 어떻게 해결할 건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증권사 차원에서 최소 점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포수가 줄어들 경우 증권사가 전화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고객의 인지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사모펀드 사태의 경우 대면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의 사탕발림 영업 빈도가 높았는데, 전화 영업 파이가 커질 경우 불완전판매나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판매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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