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증권사, 남녀 임금 여전히 ‘천양지차’

시간 입력 2022-09-21 07:00:04 시간 수정 2022-09-20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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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지원 부서, 남녀 임금 60% 가량 격차
“ESG 기조 발맞춰 성비·임금 격차 줄이려 노력 중”

증권사의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여전히 증권사의 남녀 임금은 여전히 두 배 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과급 제도가 비교적 적은 관리지원 부서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초대형 IB(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의 평균 임금은 1억590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의 평균 임금은 1억2243만원에 달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7874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초대형 IB의 남녀 임금 격차는 35.7%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인센티브 비중이 높은 부문에 남성 직원이 많이 배치돼 있어 임금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영업실적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보편화돼 있다. 증권사의 임금에서 이른바 ‘인센티브(성과급)’ 비중이 높은 것도 이러한 영향을 받는다.

이에 단순히 남녀의 평균 임금 차이를 놓고 비교하기보다는 성과급 제도가 보편화돼 있지 않은 관리지원 부문의 임금 자료를 놓고 비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관리지원 부문에서도 임금 격차는 존재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는 여성 직원의 수가 남성 직원보다 비교적 많음에도 불구하고 남녀 임금 격차를 보였다. 

관리지원 부문의 남성 직원 수는 532명에 그쳤으나 여성 직원 수는 735명에 달했다. 1인 평균 급여액은 각각 1억2844만원, 8154만원 수준으로 36.7%의 차이를 보였다.

관리지원 부서 내 남성 직원이 더 많은 증권사의 상황도 비슷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남성 651명, 여성 529명으로 남성 직원이 100여명 더 많았다. 하지만 부서 내 남성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원, 여성 1인 평균 급여액은 6800만원으로 32.0%의 차이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의 본사지원 부서 내 남성 직원은 417명, 여성 직원은 295명에 수준이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각각 1억1100만원, 7400만원으로 33.3%의 차이를 보였다.

KB증권의 경우 본사관리 부서의 남성 직원은 136명, 여성 직원은 116명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각각 9600만원, 7000만원으로 22.1%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남성의 임원 수가 여성 임원 대비 많아 급여 평균으로 봤을 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임원 수가 여성 임원 대비 높은데, 임원들의 연봉이 워낙 높아 평균을 놓고 봤을 때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관리지원 부서에서도 직급이 높은 부서장들이 남성인 경우가 많아 임금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증권사 내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증권사 차원에서 직원 성비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발맞춰 최근 증권사에서 여성 임원을 선임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 조직 문화를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임금 격차 해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보수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증권사가 다수 존재하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에서 여성 임원을 선임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가 지속될 경우에는 증권사의 남녀 임금 격차 해소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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