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직격탄”…타이어 3사, 재고자산 1년 새 ‘1조’ 더 늘었다

시간 입력 2022-09-20 07:00:01 시간 수정 2022-09-19 17: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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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원재료 등 재고자산 올 상반기 3.8조 육박
재고부담 가중…남은 하반기 실적 개선 불투명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1년 새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물류 대란 지속으로 타이어 판매가 줄면서 재고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3조78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재고자산인 2조733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조527억원(38.5%)이 늘어났다.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1조834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3728억원으로 5384억원(29.4%) 늘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4861억원에서 7885억원으로 3024억원(62.2%), 넥센타이어는 4125억원에서 6244억원으로 2119억원(51.4%) 각각 증가했다.

전체 자산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한국타이어의 자산총계 대비 재고자산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6.1%에서 올해 상반기 19.1%로 3.1%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는 12%에서 16.2%로 4.2%포인트, 넥센타이어는 11.4%에서 15.8%로 4.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타이어 업체의 재고자산은 국내외 판매를 위해 보유 중인 자산인 제품, 상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 미착품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제품과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고무,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 핵심 원재료가 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19일부터 현대차 ‘아이오닉6’에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는 엔페라 AU7 EV·엔페라 스포츠 EV.<사진제공=넥센타이어>

국내 타이어 3사의 재고자산이 지난 1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로 대표되는 부품난 등 악재로 신차 출고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타이어 재고가 누적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타이어 3사의 재고 부담 가중으로 인해 남은 하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해운 운임이 최근 내림세로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상하이항이 사실상 봉쇄된 탓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 판매 차질도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선복 부족으로 인한 물류 대란이 장기화 수순을 밟으면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해 타이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고 관리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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