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더 이상 유제품이 아니다.'… 식품업계 비건 치즈 앞다퉈 출시,

시간 입력 2022-08-04 16:47:53 시간 수정 2022-08-04 16: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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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그리스 비건 치즈 ‘바이오라이프’ 직접 수입…대체육 델리 ‘더베러’에서 판매  
현대그린푸드, 캐나다 비건 치즈 ‘데이야’ 국내 독점 유통
농심 계열사 태경농산, 식물성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체다치즈 국내 생산

'치즈=우유'라고? 이제 이런 단순한 공식은 더 이상 맞지 않는 시대가 됐다.

국내 식품 업체들이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만든 비건(Vegan, 채식) 치즈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이 뜨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미 글로벌 사회 인지도가 높은 비건 치즈를 수입해 안전을 우선시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자체 생산하며 승부수를 거는 업체도 있다.

현대그린푸드에 이어 신세계푸드는 기존에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브랜드 파워가 있는 해외의 비건 치즈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농심은 수입 대신 계열사 태경농산을 통해 직접 비건 치즈 생산을 하고 있다.

5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그리스의 비건 식품 전문기업인 바이오라이프(Violife)의 치즈 여러 종을 국내에 직접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수입신고를 마쳤다.

바이오라이프는 1990년대 그리스에서 탄생한 비건 식품 기업이다. 그리스 정교회의 금식 기간 동안엔 가축과 유제품(우유, 치즈), 해산물을 먹는 것이 금지되는데, 이 기간 동안 치즈를 먹고 싶어했던 이들이 모여 바이오라이프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가 수입하기로 한 치즈는 △슬라이스 4종(모짜렐라치즈향, 훈제체다치즈향, 고다치즈향, 체다치즈향) △크리미 2종(오리지날, 체다치즈향) △블록 2종(에픽 숙성체다치즈향, 그릭화이트) 등 총 8종이다. 이들 치즈는 기존 동물유(乳) 대신 코코넛 오일을 주재료로 활용해 만들었다.

이 제품은 지난 1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문을 연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정육 델리 팝업스토어 ‘더베러(The Better)'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치즈는 해당 매장에서 판매되는 샌드위치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며 대체육 사업에 진출했으며 식물성 식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비건 식품 기업 데이야(daiya)와 국내 독점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비건 치즈 수입에 나섰다. 데이야의 치즈는 코코넛 오일, 콩단백, 유채유를 활용하고 있다.

데이야 비건 치즈는 현대그린푸드의 자체 온라인몰 ‘그리팅몰’과 현대백화점 5개 점포(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목동점·판교점·더현대 서울) 식품관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데이야 제품의 수입량을 향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는 비건 치즈로 전 세계에서 명성이 높은 기업의 제품을 수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해외에서 검증을 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졌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바이오라이프와 데이야는 모두 전 세계 비건 치즈 시장의 주요 업체로 꼽힌다. 바이오라이프의 제품은 미국, 영국 등 전 세계 5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데이야는 북미 비건 치즈 시장에서 1위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바이오라이프 '슬라이스 모짜렐라 치즈향', 데이야 '모짜렐라 슈레드 치즈', 농심그룹 '베지가든 식물성 체다치즈 슬라이스'. <사진=바이오라이프, 데이야, 현대그린푸드, 태경농산>

수입 대신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며 직접 생산을 택한 기업도 있다. 이는 수입보다 개발이나 생산을 위한 비용은 더 들지만, 사업이 잘 된다면 국내를 넘어 해외 수출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농심 계열사 태경농산은 농심그룹의 자체 식물성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의 비건 치즈를 안성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다. 태경농산이 생산하고 있는 ’식물성 체다치즈 슬라이스‘ 1종이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코코넛 오일을 주재료다.

농심은 지난해 1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 기술을 간편 식물에 접목한 브랜드다.

비건 치즈 시장은 동물윤리와 지구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치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4억 3000만 달러(한화 약 3조 18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유럽이 전 세계 비건 치즈 시장에서 35.0%의 가장 큰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비건 치즈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 12.6%로 꾸준히 성장하며, 이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14.1%의 연평균성장률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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