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씨티은행 대환戰’ 승자 국민은행·토스 파급효과는

시간 입력 2022-06-24 07:00:08 시간 수정 2022-06-23 17: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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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 위주 영업’ 토스뱅크, 씨티發 고신용 우량자산 유치 기회
국민은행, 가계여신 감소 추세 속 규제 外 대출 늘려 ‘호재’

‘8조 원’ 규모의 한국씨티은행(은행장 유명순, 이하 씨티은행) 개인 신용대출 대환업무를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과 토스뱅크(대표 홍민택)가 맡게 됐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이 얻게 될 파급 효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 중 기존 리테일 강자인 국민은행과 ‘신흥 강자’인 토스뱅크가 각각 대환업무를 먼저 맡게 되면서 여신 수익 증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단계적 철수에 따라 지난 22일 국민은행, 토스뱅크와 업무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원한다면 2개 은행 외 비제휴 은행에도 대환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제휴 은행에 대환신청을 할 경우 금리우대 및 중도상환수수료‧인지세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고객들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씨티은행이 지난해 국내 리테일 시장 철수를 발표한 후 은행업계에서는 갈 곳을 잃은 신용대출 수요를 잡기 위한 물밑작업이 치열하게 이뤄졌다.

특히 금융당국은 씨티은행 대환 대출금은 증액이 없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잖아도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눈치 영업’을 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가 ‘노다지’인 셈이다.

씨티은행 발(發) 대출 유치의 또 다른 잇점은 바로 고신용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씨티은행은 리테일 철수 이전 직장인 등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스뱅크는 기존 당국의 권고로 중‧저신용자에 치중한 대출 영업을 해왔던 만큼, 이번 대환대출로 양질의 우량자산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토스뱅크는 향후 씨티은행 대환고객에 대해 중‧저신용자 고객만을 받겠다는 계획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대환 여부는 토스뱅크 자체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기존 씨티은행 개인신용대출 고객들이 토스뱅크의 편리한 비대면 모바일 대환대출 서비스를 다양한 혜택과 함께 더 많이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5개월 차였던 지난 1분기 말 기준 총 여신잔액 2조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손실은 –29억원으로 흑자전환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말(-113억원)에 비하면 약 74.3% 줄어든 셈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고신용 우량 대출자산이 많았지만, 가계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대출 자산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특히 올 들어 증시 하락과 부동산 규제 변동 등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만큼 이는 더욱 유효하다.

실제 국민은행의 가계여신 잔액은 올 1분기말 기준 168조3891억원으로 전년 말 170조7608억원보다 1.39% 줄었다.

한편, 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씨티은행 대환 고객에 대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적극 유치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대환서비스 운영 △디지털 소외계층 대상 영업점 내 전담 상담창구 운영 △씨티은행 전용 상담센터 운영 △재직 및 소득서류 제출 없이 대출금 및 금리 확인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Welcome 우대금리(0.2%포인트)’ 및 대환 전 대출 금리 대비 최대 0.4%포인트 우대금리 △자체 신용평가 결과 6등급 이내 고객에는 우대금리 최대 0.2%포인트 추가 적용 등도 함께 주어진다.

토스뱅크도 △일괄 0.3%포인트 금리 할인혜택 △자체 개발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로 대출 가능여부 조회‧실행 등 전 과정 모바일 제공 △5년간 동일 조건 대출만기 연장 등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씨티은행 발 대환은 여러모로 은행 입장에서 ‘단비’와 같을 것”이라며 “단 일각에서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대출 조건을 기존대로 유지해야 하는 점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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