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짜릿한 가속력, 독보적 승차감"…기아 EV6

시간 입력 2022-06-17 17:41:35 시간 수정 2022-06-17 17: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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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와 다른 매력…민첩한 움직임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심플한 실내 눈길
제로백 5.2초…전기차다운 폭발적 가속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주행 모습.<사진제공=기아>

기아 EV6는 먼저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와 플랫폼이 같은 형제차지만, 전혀 다른 매력을 갖춘 전기차다.

아이오닉5가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락한 실내공간에 초점을 맞춰 전기차 고유의 장점을 어필했다면, EV6는 조금 더 탄탄한 승차감과 민첩한 움직임을 통해 운전 본연의 재미를 더한 느낌이다.

마치 스포츠카를 탄 듯 짜릿한 속도감을 직접 경험해보니 EV6가 왜 요즘 가장 핫한 전기차로 꼽히는지 알 수 있었다.

17일 EV6를 타고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경기 양평을 왕복하는 2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EV6 롱 레인지 GT-라인 트림으로 라이트(5020만원), 에어(5120만원), 어스(5595만원), GT-라인(5680만원) 등 4개 트림 중 최상위 모델이다.

EV6의 외관은 한마디로 역동적이다. 전면은 유려한 곡선을 넣은 후드, 펜더와 얇고 긴 그릴의 이음새를 최소화해 매끈한 모습이다. 날카로운 눈매의 LED 헤드램프와 범퍼 하단의 대형 공기 흡입구는 차가 낮게 깔린 듯한 느낌을 준다.

측면은 쿠페형 SUV와 닮은 듯 다른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측면 하단부터 뒷바퀴를 감싸는 휠하우스를 관통해 후면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굵은 캐릭터 라인이 독특하다. 차체 대비 크기가 꽤 커 보이는 휠도 인상적이다.

후면은 존재감이 상당하다. LED 램프와 통합된 리어 데크 스포일러가 날렵한 인상을 준다. 특이한 건 와이퍼가 없다는 점이다. 기아는 루프 끝단의 윙 타입 스포일러에 공력을 이용해 리어 윈도우의 물방울을 제거하는 기능을 더했다고 한다.

기아 EV6 실내.<사진제공=기아>

실내는 심플하지만, 밋밋하지는 않다. 시트는 스웨이드로 마감한 부분이 포인트로, 착좌감도 좋다. 시트 포지션은 세단과 SUV의 중간 정도다. 공중에 떠 있는 센터콘솔 밑에는 넓은 수납공간이 있어 편리하다.

두 개의 12.3인치 화면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신형 스포티지, K8과 같은 형태다. 살짝 경사진 대시보드와 함께 어우러져 와이드한 느낌이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의 품질도 수준급이다. 다만 센터 암레스트가 다소 거친 플라스틱으로 마감된 부분은 아쉬웠다.

실내 공간은 여유로운 편이다. 아이오닉5 정도는 아니지만, 축거가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같은 2900mm에 달하기 때문이다. 2열에 앉으면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충분히 남고 시트의 등받이 각도도 조절할 수 있다.

2열 송풍구는 B필러에 위치한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20ℓ인데, 6:4 폴딩 방식의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300ℓ까지 늘어난다. 전면 후드를 열면 일명 프렁크로 불리는 프론트 트렁크가 있어 작은 짐을 싣기에 용이하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주행 모습.<사진제공=기아>

EV6의 가장 큰 매력은 폭발적인 가속력이다. GT-라인 모델의 제로백은 단 5.2초에 불과하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즉각 반응하며 시속 100km에 다다른다. 단순히 힘만 좋은 건 아니다. 고속 주행 시 안정감도 뛰어나다.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 핸들을 돌려도 차체의 중심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77.4kWh 용량의 무거운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배치해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한 덕분이다.

승차감은 다소 단단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느낌이 굉장히 좋고 요철 등을 지날 때 노면 충격을 대부분 흡수한다. SUV보다는 오히려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이다. 핸들 왼쪽 아래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누르면 에코, 노멀, 스포츠 등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스노우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핸들 뒤에 있는 패들 시프트로는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0~4단계와 오토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4단계에서는 i-페달 모드가 활성화된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가속 페달만으로 차가 완전히 설 때까지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해 편리한 데다 주행가능거리도 늘릴 수 있다. EV6 GT-라인 모델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75km다.

EV6는 최근 유럽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디자인, 성능 등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다. 현재 EV6를 주문하면 차를 받기까지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국내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기아가 올해 하반기 고성능 버전인 EV6 GT를 국내 출시할 예정인 만큼 EV6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고속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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