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세계L&B, 소주 위탁생산 시장 본격 진출…필리핀 판매 '친구소주'도 ODM 생산

시간 입력 2022-06-17 17:39:19 시간 수정 2022-06-18 0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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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해양조가 ODM 방식으로 생산하던 ‘아라소주’ 위탁생산 참여
동남아 수출용 소주, 필리핀 판매 '친구소주' 2종도 계약 막바지 단계
자체 브랜드 ‘푸른밤’ 생산 '제주소주' 청산 후 위탁생산 시장서 기회 포착  

신세계그룹의 주류 유통 기업 신세계L&B가 옛 제주소주 생산 시설을 활용해 소주 위탁생산 사업을 본격화한다. 동남아의 각기 다른 3개 업체의 과일소주를 생산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브랜드 소주 ‘푸른밤’을 출시한 기업 ‘제주소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적자가 계속되자 지난해 3월 정리했다. 이후 소주 사업의 향방에 대해 고민하다 관련 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주류 위탁생산이 가능해지자 소주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신세계L&B는 주류 위탁생산을 통해 재도약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17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가 동남아 유통 업체들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소주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L&B는 최근 각기 다른 동남아 업체 3곳과 최근 소주 ODM(제조자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L&B는 먼저 기존에 국내 주류 업체 보해양조가 동남아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ODM 방식으로 생산하던 수출용 과실주인 ‘아라소주’의 신규 위탁생산 업체로 참여한다. 아라소주는 현재 오리지널, 블루베리, 복숭아, 청사과맛 등 총 4가지가 출시돼 있는데,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자 신규 제품 생산 업체로 신세계L&B를 택했다. 신세계L&B는 향후 아라소주 신규 제품 2종(딸기맛, 매실맛)을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신세계L&B는 동남아 유통 기업과 협업을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될 과일소주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신세계L&B는 해당 소주의 레시피 기획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수출용 과일소주의 계약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도로 신세계L&B는 또 다른 수출용 과일소주 제품인 ‘친구소주’ 2종(멜론맛, 딸기맛)도 ODM 형식으로 위탁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 또한 현재 계약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필리핀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주 브랜드로 청포도, 거봉, 수박, 커피, 귤 등 5종으로 출시돼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친구소주는 또 다른 동남아의 주류 유통사와 협업해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상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세계L&B는 소주 위탁생산 사업에서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6년 제주소주(옛 제주 올레소주)를 약 190억원에 인수하며 소주 사업에 본격 진출했으며, 자체 브랜드 제품 ‘푸른밤’ 소주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 부진으로 적자가 이어지자 지난해 3월 철수했다.

현재는 신세계L&B에 흡수합병된 '제주소주'가 생산했던 자체 브랜드 소주 '푸른밤'. <사진=신세계그룹>
현재는 신세계L&B에 흡수합병된 '제주소주'가 생산했던 자체 브랜드 소주 '푸른밤'. <사진=신세계그룹>

이후 제주소주를 신세계L&B가 흡수합병하며 제주소주 생산 공장을 신세계L&B가 이어받았다. 제주소주를 정리한 지난해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므로, 1년 넘게 상업 가동이 멈춰있는 상태였다.

앞서 브랜드 사업에서는 아픔을 겪었지만, 최근 법 개정으로 주류 위탁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기존엔 국내 주류 시장에서의 위탁생산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2020년5월 소주, 맥주 등 주류 위탁생산을 허용하는 ‘주류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주류 제조면허를 보유한 업체는 타사의 제조 시설을 이용해 주류를 위탁제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후 주세법 등 관련법이 개정됐으며, 지난해 1월부터 주류 위탁제조가 허용됐다.

이에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주요 업체는 일찍이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초 국내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의 ‘곰표 밀맥주’ OEM을 맡아 대박을 터트렸다. 이어 제주맥주 등 여러 업체와 OEM 계약을 맺으며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공장 가동률은 크게 뛰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수제맥주 OEM 매출은 지난해 연간 약 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클라우드’ 등 자체 맥주 매출(약 952억원)의 31.5%에 달한다. 수제맥주 OEM 사업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6월 수제맥주 협업 전문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론칭하고 수제맥주 ODM 사업을 본격화했다. 단순 생산보다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여러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속옷 전문 브랜드 ‘BYC'와 협력한 ’‘백양 맥주’와 GS25와 협업한 맥주 ‘노르디스크 맥주’ 등이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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