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희비 갈린 농협은행…올해 ‘수익창출 원년’ 전략은

시간 입력 2022-05-04 07:00:05 시간 수정 2022-05-03 17: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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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실적 늘었지만 미얀마법인 적자·…해외법인 수익 비중 감소
동남아시아·세계금융중심지 거점 추가 진출로 네트워크 확대 초점

농협은행 해외법인 실적. <자료제공=NH농협은행>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올해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지난해 농협은행의 해외법인인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희비가 교차했다. 캄보디아 실적은 순항했지만 미얀마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가운데 농협은행은 농업금융 특화 장점을 살려 동남아시아는 물론 세계 금융허브 거점에 추가 진출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은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해외진출이 늦었지만 ‘농업금융’이라는 특장점을 살린 아시아 시장 추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또 런던과 시드니 등 해외진출 기업과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신규시장 진입에 나설 계획이다. 

◆ 농업금융 전략 캄보디아 ‘순항’…미얀마는 정국 불안정으로 ‘적자’ 전환

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의 해외법인 중 한 곳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영업수익과 당기순손익은 110억3300만원, 34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의 경우 전년 91억4000만원 보다 20.7% 늘었고, 당기순손익은 59.1%(12억74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캄보디아법인은 2018년 현지 소액대출기관인 ‘사믹(SAMIC)’을 인수해 설립된 후 현지에서 소액대출업을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는 농업을 기간산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농업금융 활성화 전략이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당기순손익 확대를 이끌었다.

반면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경우 영업수익과 당기순손익이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78억6200만원에서 50억6000만원으로 35.6% 감소했고, 당기순손익은 5억3400만원에서 –47억8200만원으로 손실을 봤다.

미얀마법인 부진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작용한 결과다. 2016년 설립 후 2년 간 당기순손익이 적자였다가 2018년 흑자 전환에서 성공했지만 지난해 미얀마 현지의 군부 쿠데타-유혈진압 사태로 인해 당기순손익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미얀마법인의 실적 감소로 농협은행의 해외수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줄었다. 2020년 0.19%(26억8800만원)에서 2021년 –0.08%(-13억5400만원)으로 마이너스대를 기록했다.

◆ 늦은 해외진출, 타깃시장별 맞춤형 모델로 글로벌 공략

농협은행의 경우 주요 시중은행보다 한 박자 늦게 해외 진출에 나서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은행의 국제화 지수를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를 보면 농협은행은 2021년 말 기준 1.67%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평균 15.74%에 한창 못 미친다.

농협은행은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수익 확대 시작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신년사에서 “핵심시장 거점 확보를 마무리하고, 타깃시장별 맞춤형 모델로 본격적인 글로벌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인도 노이다지점 예비인가를 취득하며 신규 시장 진입 시동을 걸었다. 또 연내 호주 시드니, 중국 북경, 인도 뉴델리, 베트남 호치민, 영국 런던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시드니 신규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법인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로 실적 개선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수 경영을 지속 실시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2025년까지 세계 12개국에 14개 이상 국외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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