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기획한 MZ세대 마케터 "'포켓몬빵'은 자식과 같은 존재"

시간 입력 2022-04-12 07:00:03 시간 수정 2022-04-12 08: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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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개발자 SPC삼립 윤민석 과장 인터뷰
1998년 첫 출시 이후 16년 만의 재출시
스티커 '띠부씰' 모으기 열풍…편의점·마트 품절 이어져
출시 40여 일 만에 1000만개 이상 판매

▲ⓒSPC삼립이 1998년에 이어 올해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 
▲ⓒSPC삼립이 1998년에 이어 올해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 

‘포켓몬빵 없습니다’, ‘포켓몬빵 품절’.

최근 편의점과 마트 앞에서 자주 접하는 공고문이다.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장안에 화제다. 16년만에 재출시 됐는데, 단순한 소비자들의 레트로 감성만을 자극한 수준이 아니다.

품절 공고에 일부 소비자들은 지역 편의점 순례까지 돈다. '포켓몬 순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순례자 행렬에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도대체 무엇이 이 포켓몬 빵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오랜 팬심으로 만들었을 뿐입니다."

개발자 윤민석 과장의 말이다. 윤 과장은 SPC삼립 근무 8년 차의 마케터로, 올해 36살이다. 그는 ‘포켓몬빵’에 익숙한, 일명 ‘포켓몬빵’ 세대다. 

윤 과장은 SPC삼립이 국내에 ‘포켓몬빵’의 첫 선을 보였던 1998년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당시 ‘포켓몬빵’은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띠부씰’을 모으며 파일에 ‘띠부씰’을 붙여 정리하고 친구들과 ‘띠부씰’ 거래를 하던 시기다. 이렇듯 ‘포켓몬빵’이 익숙한 윤민석 과장은 입사 전부터 ‘포켓몬빵’의 부활을 꿈꿔왔다.

윤민석 과장은 “입사하기 전부터 '포켓몬빵' 재출시를 꿈꿨고, 현재 실제 제품 기획부터 출시, 운영까지 담당하고 있다”면서 “SPC삼립의 임직원들도 오래 전부터 '포켓몬빵'의 팬으로서 늘 재출시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과장은 “많은 소비자들도 고객센터와 소셜미디어 상에 ‘포켓몬빵’을 재출시 해달라고 요청했고, 소통을 이어왔다”면서 “이런 계기로 ‘포켓몬빵’을 재출시하게 됐으며, 기획부터 출시까지는 약 반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과거나 지금이나 ‘포켓몬빵’은 여전히 인기지만, 그 양상은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98년의 ‘포켓몬빵’ 인기는 어린 아이들에게만 국한됐었다. 구매 능력이 높은 어른까지는 미치지 않았었다. 최근의 모습은 다르다. 어린이보다 30대 이상 어른들이 더 열정적으로 ‘포켓몬빵’을 구매하기 위해 전국 마트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 이번에 ‘포켓몬빵’을 재출시하면서 타깃이 된 소비층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출생한 일명 ‘MZ세대’다.

윤민석 과장은 “이번 돌아온 포켓몬빵 콘셉트는 ‘추억 소환’으로 1998년 첫 출시 당시 주 소비층이였던 ‘MZ세대’를 타깃으로 출시하게 됐다”면서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과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은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가장 많았던 제품으로 품질 개선과 함께 과거의 맛을 재현해 고객들의 추억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다른 종류의 제품들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기 보단 과거에 있던 제품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에 소재한 한 편의점 정문 앞에 '포켓몬빵'이 없다는 것을 알리는 종이가 붙어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서울특별시에 소재한 한 편의점 정문 앞에 '포켓몬빵'이 없다는 것을 알리는 종이가 붙어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최근 온 동네 마트를 뒤지며 ‘포켓몬빵’을 찾아다니는 어른과 아이 대부분의 목적은 거의 비슷하다. 그들은 ‘포켓몬빵’안의 손가락 두 마디 정도를 합친 크기의 작은 스티커, 일명 ‘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구매하고 있다. ‘포켓몬빵’ 개발팀이 고민했던 것도 이 ‘띠부씰’의 구현이었다.

윤민석 과장은 “과거의 ‘포켓몬빵’과 ‘띠부씰’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과거에 일부 소비자가 빵을 훼손하면서 ‘띠부씰’을 보려는 문제 등이 있었는데, 이러한 점도 분석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제품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띠부씰’은 과거 선보였었던 ‘띠부씰’ 포켓몬 도감 번호 1번부터 151번까지를 모두 담았다. 이에 더해 인기 있는 포켓몬들은 2가지 모양으로 제작해 수집하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만화 ‘포켓몬스터’ 세계관에서도 희귀한 캐릭터인 ‘뮤츠’와 ‘뮤’는 희소성이 있는 ‘띠부씰’을 소장하고 싶은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인기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올해 2월23일에 출시된 ‘포켓몬빵’은 출시 40여 일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높은 인기에 생산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성남, 시화, 영남 공장 등 3곳에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7일엔 계속 늘고 있는 ‘포켓몬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로 냉장 제품군 4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윤민석 과장은 이와 관련한 회사 내부 분위기에 대해 “마케팅부서와 연구소 등 내부의 실무자들조차 ‘포켓몬빵’의 큰 인기에 실감이 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포켓몬빵’을 향한 내부 관심도 더욱 높아져서 소비자들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마케팅 계획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과장은 “저에게 있어 포켓몬빵은 자식과 같은 존재로, 그만큼 많이 고민하고 사랑하는 제품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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