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 '유럽' 사업 챙긴다…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해외 사업 진두지휘
네이버, 日서 '커머스'·'메타버스' 성과보여…카카오는 픽코마 웹툰 순위 1위 유지 중
북미·유럽서 사업 본격화 예고…콘텐츠 사업 포함 경쟁 치열 전망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장 교체를 통해 해외에서 제2 도약을 노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4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국내 IT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창업세대가 최고 자리에서 물러나 세대교체가 완료됐다. 네이버는 주주총회를 열고 40대 젊은 피 최수연 신임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도 오는 29일 주총에서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자리에 오르게 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신임대표를 선임하면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글로벌'이다. 양사 모두 일본을 교두보로 삼고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을 넘어 북미와 유럽, 동남아에서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의장직을 내려놓고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 자리만 유지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내정자와 김성수·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CAC) 센터장이 이끌게 된다.
국내 사업은 남궁훈 대표에게 맡기고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범수 창업자가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가장 강조한 것 역시 '비욘드 코리아'다.
김 창업자는 전사 메시지를 통해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며 "글로벌 IT기업들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주총을 기점으로 대표 자리에 공식적으로 앉게 된 최수연 신임대표 역시 '글로벌' 공략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갖고 있는 모든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며 "2년 전 네이버에 합류하고, 사업들의 글로벌 확대를 지원하는 과정 속에서 글로벌 업계나 파트너사들의 높은 관심과 평가를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외 공략 교두보는 '日'…네이버·카카오, 사업 성과 '속속'
양사 모두 해외 진출의 핵심 교두보로 일본을 택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기도 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일본 내 사업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1년 카카오재팬을 설립해 일본 시장에 도전했다. 당시 네이버 라인 등에 밀려 난항을 겪었으나 4년 전 웹툰 서비스 '픽코마' 출시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20년 7월 일본 진출 4년 만에 네이버웹툰을 밀어내고 애플과 구글 양 대 앱 마켓에서 비게임 부문 매출 1위에 올랐고, 이후에도 줄곧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자리 잡은 카카오재팬은 작년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진출을 위해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변경했다. 카카오엔터가 직접 진출하지 않고,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 사업의 선두에 선 것은 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프랑스는 일본 망가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카카오픽코마가 일본 현지에서 쌓은 경험이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 네이버 일본 계열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의 경영통합을 완료하고 'A홀딩스'를 출범했다.
경영통합 이후 가장 눈에 띈 성과를 이룬 부문은 '커머스'다. 지난해 8월부터 야후쇼핑과 페이페이몰 판매자가 라인 선물하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 스마트스토어가 일본 라인에 적용됐다. 작년 10월부터 '마이스마트스토어'가 베타오픈을 시작했고 현재 판매작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하는 메타버스 사업도 성과 중 하나다. 네이버 기술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소프트뱅크와 '어라이크(ALIKE) 솔루션'을 활용해 도시 단위 고정밀 지도(HD맵)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일본 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북미·유럽·동남아 공략 '속도'…성과 창출 '관심'
일본과 달리 북미와 유럽, 동남아는 아직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고 있다. 양사 모두 그동안 꾸준히 투자를 해온 만큼 올해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는 한성숙 전 대표가 네이버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유럽으로 확장하는 일을 맡게 될 예정이다. 특히 스마트스토어 등 이커머스 서비스를 유럽에 이식하는 일이 우선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는 북미에 이어 최대 시장인 유럽 공략을 위해 투자를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작년 2월 스페인의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유럽 중고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에도 투자했다. 실제로 이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당시 한 전 대표의 강한 의지가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강화한다. 이미 작년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Krust)'를 설립했다. 싱가포르에 있던 비영리 법인 '클레이트 재단' 사명이 바뀐 것으로 이곳을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해외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개발 사업 역시 크러스트로 옮겼다.
이밖에 양 사 모두 웹툰과 웹소설를 포함한 콘텐츠 사업을 올해 북미와 유럽에서 전개할 예정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작년 콘텐츠 사업을 위해 카카오는 타파스와 래디쉬, 네이버는 왓패드와 태피툰을 인수하면서 북미·유럽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본격적으로 맞붙는 것은 올해가 시작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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