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딛고 재도약 노리는 한국GM, 제품 다양화로 승부수

시간 입력 2022-02-25 07:00:06 시간 수정 2022-02-24 17:17:0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72)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이은 CUV 성공 '흑자전환'의 키
투 트랙 전략 강화로 멀티 브랜드 도입
2025년까지 10종 전기차로 전동화 전환 속도

한국GM(대표 카허 카젬)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공격적인 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본사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배정받은 글로벌 신차 2종(트레일블레이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이 모두 국내 출시될 때까지 투 트랙,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부족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전동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도 출시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재도약 발판 마련... 이미 절반의 성공

한국GM은 2018년 군산 사태(군산공장 폐쇄 발표 및 구조조정) 이후 GM, 산업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GM은 글로벌 수출 전략 모델이 될 트레일블레이저와 CUV의 생산을 맡았다.

흑자전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두 차종의 성공이 중요하다. 한국GM은 수출 실적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출 중심의 기업이다. 실제 2021년 기준 한국GM의 전체 실적(내수 및 수출 합산)은 23만7044대, 수출은 18만2752대로 집계됐다. 전체 실적에서 수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7.1%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흑자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도체 칩 부족 등 외부 변수가 많았던 탓이다. 한국GM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GM으로부터 배정 받아 첫 선을 보인 트레일블레이저의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동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지난해 총 12만6832대가 수출됐다. 이는 국내 승용차 전체 수출량의 6.5%에 달하는 수치다. 트레일블레이저만 놓고 봐도 지난해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점유율 9%를 차지하며 혼다 HR-V, 스바루 크로스텍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한국GM 부평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50% 수준의 공장가동률을 보였다. 다만, 최근 공장가동률이 100%까지 올라간 것은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CUV와 함께 경영정상화를 꿈꾸는 한국GM에게 중요한 전략 모델이다. 두 차종의 성공이 뒷받침돼야 장기 적자를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 

한국GM은 최근 10년 간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이다. 최근 10년 간(2021년은 감사보고서 미공시로 제외) 한국GM의 매출은 △2012년 18조863억원 △2013년 18조3783억원 △2014년 14조2797억원 △2015년 12조1398억원 △2016년 12조3116억원 △2017년 10조9132억원 △2018년 9조3368억원 △2019년 8조4538억원 △2020년 8조5061억원이다. 최근 9년 간 흐름은 꾸준한 하락세다. 연매출은 2018년 9조원대, 2019년 8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누적 매출은 112조4056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2012년 1831억원 손실 △2013년 9262억원 이익 △2014년 1193억원 손실 △2015년 7049억원 손실 △2016년 5219억원 손실 △2017년 8386억원 손실 △2018년 6149억원 손실 △2019년 3324억원 손실 △2020년 3093억원 손실이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2조6982억원이다. 2013년 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대규모 충당금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GM은 근로자 1만여 명이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약 8200억원(2012년 기준)의 충당금을 축적한 바 있다. 이후 2013년 말 법원이 한국GM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중 약 7900억원이 이익으로 환입됐다.

◇실적 악화에도 미래 위한 투자 지속

한국GM은 연도별 등락이 있지만 적자 장기화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갔다. 유무형자산을 포함한 한국GM의 연도별 투자 규모는 △2012년 6557억원 △2013년 4309억원 △2014년 5978억원 △2015년 4240억원 △2016년 4792억원 △2017년 1721억원 △2018년 2413억원 △2019년 5198억원 △2020년 4212억원이다. 2018년 군산 사태 전후로 투자 규모가 가장 작았다. 경영정상화를 모색 중인 한국GM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쉐보레 서울서비스센터 증축 계획을 발표하고 그해 연말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지하 3층, 지상 9층으로 구성되는 쉐보레 서울서비스센터는 오는 2023년 말 완공 예정이다.

직원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한국GM의 연도별 직원수는 △2012년 1만7147명 △2013년 1만6956명 △2014년 1만6490명 △2015년 1만6236명 △2016년 1만6031명 △2017년 1만5663명 △2018년 1만2424명 △2019년 8914명 △2020년 8833명이다.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직원수가 급감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연구개발 법인으로 독립 출범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영향으로 보인다. 해당 법인은 2019년 1월 한국GM으로부터 연구개발 사업 관련 자산 및 부채(연구개발업무와 관련된 계약일체 포함)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인수했다. GM테크니컬센터의 직원수는 △2019년 3140명 △2020년 3150명이다. 한국GM과 직원 수를 합산하면 감소 폭은 대폭 줄어든다.

GM테크니컬센터가 개발을 주도하고 한국GM이 생산해 수출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GM>

◇투 트랙·전동화로 시장 경쟁력 확보

한국GM은 올해 국내 생산 모델과 수입 모델을 구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강화함과 동시에 쉐보레, 캐딜락을 제외한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GM은 올해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GMC 시에라를 새롭게 선보인다. 2019년 콜로라로 출시를 통해 수입 픽업트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2분기 내 출고가 시작되는 볼트EV, EUV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10종의 신형 전기차를 선보여 전동화 흐름에 대응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10종에는 보급형, SUV, 럭셔리 모델 등 다양한 제품군이 포함된다.

이는 탄소배출 제로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GM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GM은 전 전동화 미래 실현을 위한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신규 사업과 투자 계획, 전략을 마련하고 자동차 제조사에서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국산과 수입 모델을 핵심으로 하는 투 트랙 전략과 더불어 향후 픽업트럭과 SUV에 특화된 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GMC의 시에라 모델을 출시,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멀티 브랜드 전략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보다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