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파도' 올라 탄 SK에코플랜트, 건설사서 환경기업으로 새판

시간 입력 2022-02-24 07:00:06 시간 수정 2022-02-23 17: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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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70)SK에코플랜트
10년 누적 매출 80조·영업이익 1.1조…연매출 10조 넘지 못해
사명 SK건설→SK에코플랜트 변경…플랜트 사업부문도 떼내
공격적 M&A 등 '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SK에코플랜트가 환경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꾸면서 플랜트 사업부문을 떼어냈다. 이어 건설업을 넘어 새로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의 최근 10년 간 누적 매출은 80조3248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1조1118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의 연매출은 '10조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건설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환경사업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자 지위를 선점하고, 연료전지 및 수소 사업의 외연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삼강엠앤티 인수로 해상풍력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기존 건설사업은 주택을 중심으로 이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공동주택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고, 도시정비·민간도급사업 영업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분할합병 따른 실적 감소 전망…실탄 앞세워 환경사업 강화

SK에코플랜트는 2012년 매출 7조9148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매출은 2011년 6조3945억원보다 23.8% 증가했다. 이후 외형을 불려 2015년에는 매출이 9조원을 넘으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며 10조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연도별 매출은△2012년 7조9148억원 △2013년 7조7841억원 △2014년 8조9214억원 △2015년 9조3607억원 △2016년 8조5834억원 △2017년 7조3161억원 △2018년 7조5121억원 △2019년 9조922억원 △2020년 8조7115억원이다. 2021년 3분기 누적으로는 5조1284억원을 기록했다. 10년간 누적 매출은 80조3248억원이다.

영업이익 역시 등락을 보이고 있다. 2012년 999억원을 기록한 후 이듬해 적자로 전환했다. 2011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다시 흑자를 낸 후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9년에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이후 다시 2000억원대로 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사 지연과 일회성 충당금이 반영된 영향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의 영업이익을 보면 △2012년 999억원 △2013년 5541억원(영업손실) △2014년 10억원(영업손실) △2015년 109억원 △2016년 1943억원 △2017년 2259억원 △2018년 1758억원 △2019년 4338억원 △2020년 2849억원이다. 2021년 3분기 누적으로는 2415억원을 기록했다. 10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1조1118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업 구조 개편과 플랜트 부문 분할합병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플랜트 사업부문 매각으로 확보한 4500억원은 환경사업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CEO 직속 연구개발 조직 '에코랩' 운영…글로벌 선도업체와 협력

SK에코플랜트의 10년간 누적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5072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의 연구개발비는 △2012년 580억원 △2013년 584억원 △2014년 653억원 △2015년 689억원 △2016년 560억원 △2017년 502억원 △2018년 502억원 △2019년 390억원 △2020년 369억원 △2021년 3분기 누적 242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CEO 직속의 연구개발 조직 '에코랩(Eco Lab)'을 운영하고 있다. 에코랩은 친환경 기술·정책·시장 동향을 분석해 R&D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물·폐기물 사업과 관련해 친환경 기술의 R&D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선도업체와 파트너링 및 기술교류를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미국 블룸에너지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자금은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 및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 개발과 생산공장 신설 등에 사용된다. 양사는 그린수소 상용화 등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기술 연구소인 '수소혁신센터' 건립에도 합의했다.

SK에코플랜트는 또 블룸에너지, 블룸SK퓨얼셀(SK에코플랜트와 블룸에너지의 합작법인)과 함께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내 130킬로와트(kW) 규모 SOEC 설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친환경 수소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추가적인 실증사업을 진행해 SOEC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의 고용 규모는 줄고 있다. 6000명대의 임직원 수를 유지하다 최근에는 4000명대까지 감소했다. 연도별 임직원 수는 △2012년 6160명 △2013년 6364명 △2014년 6277명 △2015년 5779명 △2016년 5308명 △2017년 5048명 △2018년 4854명 △2019년 4833명 △2020년 4498명이다. 2021년 3분기 기준으로는 4390명을 기록했다.

◇M&A 행보 가속화…선도적인 환경사업자 지위 구축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은 21일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에서 로드니 뮤즈 나비스캐피탈파트너스 매니징 파트너와 '테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 총 6곳의 환경기업을 추가 인수해 국내 수처리 1위, 사업장폐기물 소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글로벌 E-폐기물(E-waste, 전기·전자 폐기물) 전문업체 '테스'의 지분도 100%(1조2000억원) 인수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IT기기 및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소각·매립 등 폐기물 관리에서 나아가 폐기물 제로화를 추구하는 리사이클링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리사이클링 사업 확장을 통해 폐기물 제로와 탄소 제로가 현실화된 순환경제 모델인 '제로시티'를 실현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며 "테스가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E-폐기물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료전지 사업은 블룸에너지 투자를 발판으로 미국·동남아를 포함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지역별 독점권을 선점할 전략이다. 수소 사업은 경북 구미에서 실증 중인 SOEC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솔루션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해 SK에코플랜트만의 그린수소 생산-소비 플랫폼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핵심 기자재 제작 영역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서다. 

기존 건설 사업은 올해 공동주택 신규 브랜드 론칭과 함께 도시정비 및 민간도급 사업의 영업력을 강화한다. 단순 설계·조달·시공(EPC) 중심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개발형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SK에코플랜트의 △K-솔루션스사업그룹 △P-솔루션스사업그룹 △가스&파워 사업그룹 등을 흡수합병한 SK에코엔지니어링은 이달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수소 등 그린에너지 분야 중심의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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