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눈앞 하나금융투자, 세대교체로 ‘글로벌’ 전략 탄력

시간 입력 2022-02-23 07:00:06 시간 수정 2022-02-22 16: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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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68)하나금융투자
40대 ‘젊은피’ 이은형 체제 하나금투, 경쟁력 개선 기대감
자기자본 5조 초대형 IB 조건 충족…중장기적 성장동력 확보
계열사간 협업 ‘시너지’…전임 대표 선행매매 의혹은 극복 과제

1968년 문을 연 한국투자개발공사가 전신인 하나금융투자는 1977년 대한투자신탁을 거쳐 2005년 하나은행에 매각된 후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8년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운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기며 2019년 7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는 등 성장기반을 다졌다.

2020년에는 자기자본 4조4290억원을 기록해 당시 여섯 번째 초대형 IB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사모펀드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금융투자업계를 둘러싼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며 숙원사업인 초대형 IB 진출은 잠시 유보된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 5조2910억원까지 확대시키는 등 몸집 키우기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존 초대형 IB 중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적은 KB증권과의 격차는 1450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유상증자 당시 목적이 ‘중장기적 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 하나금투는 글로벌 사업을 필두로 IB·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영업수익·순이익 고른 성장세…코로나19 후 수혜업종 찾기 등 선택과 집중 통해 성과

하나금투의 최근 10년간(2012~2021년) 누적 영업수익 43조2537억원, 영업이익 2조2045억원, 순이익 1조9340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수익은 2배, 영업이익 5.5배, 순이익 7.1배 성장한 규모다.

연도별 영업수익은 △2012년 3조8724억원 △2013년 2조1020억원 △2014년 2조847억원 △2015년 2조8949억원 △2016년 2조6788억원 △2017년 3조3553억원 △2018년 3조7743억원 △2019년 5조4515억원 △2020년 9조66억원 △2021년 8조332억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영업이익(순이익)은 △2012년 894억원(714억원) △2013년 554억원(559억원) △2014년 951억원(963억원) △2015년 1080억원(1298억원) △2016년 1595억원(866억원) △2017년 1774억원(1463억원) △2018년 1974억원(1516억원) △2019년 3495억원(2799억원) △2020년 4813억원(4100억원) △2021년 4915억원(506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에는 영업수익,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5.7%, 38%, 21.7% 감소했다. 이는 당시 2011년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국내 및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됐고, 자본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지속되며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2020년에는 영업수익, 영업이익, 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가 전년대비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자산관리(WM) 부문과 IB(투자은행) 부문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선 ‘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 국내증시 유입현상)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와 함께 해외주식 및 해외파생 등 해외부문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이에 WM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2% 급증했다.

IB부문 영업이익 규모는 47% 증가했다. 대구 중구 공평동 주상복합 개발사업, 미국 조지아주 바이오매스 발전소 등 국내외 고수익 대규모 거래에 집중한 결과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등 제한적인 투자환경에서도 국내외 코로나 수혜 업종을 발굴해 집중적인 투자로 활로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 계열사간 협업 목적의 복합·대형 점포 전략에 점포 수는 줄어

하나금투는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과의 복합점포 및 대형점포(메가점포) 확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연도별 지점수는 △2012년 92곳 △2013년 83곳 △2014년 73곳 △2015년 67곳 △2016년 63곳 △2017년 54곳 △2018년 49곳 △2019년 49곳 △2020년 50곳 △2021년 3분기 48곳으로 파악됐다.

또 내부인재 육성과 함께 우수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직원수는 2017년을 기점으로 점차 증가하는 모습이다. 연도별 직원수는 △2012년 1813명 △2013년 1776명 △2014년 1666명 △2015년 1590명 △2016년 1601명 △2017년 1584명 △2018년 1653명 △2019년 1777명 △2020년 1830명 △2021년 3분기 1857명으로 나타났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IB 경쟁력 개선을 위해 내부인재 육성과 함께 우수인력을 영입하고 그룹의 디지털 전환 기조에 맞춰 디지털 전담 인력을 확충하는 등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자산은 2020년 수산물가공업체 금호통상 지분 67.43%를 획득하며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회계법상 유형자산 범위가 확대된 점도 유형자산 규모를 늘렸다.

연도별 유형자산은 △2012년 867억원 △2013년 868억원 △2014년 756억원 △2015년 563억원 △2016년 517억원 △2017년 474억원 △2018년 502억원 △2019년 756억원 △2020년 1386억원 △2021년 3분기 1217억원으로 확인됐다.

무형자산은 2016년 당시 개발비, 소프트웨어 등의 자산규모가 늘며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무형자산은 △2012년 472억원 △2013년 456억원 △2014년 369억원 △2015년 352억원 △2016년 814억원 △2017년 694억원 △2018년 657억원 △2019년 631억원 △2020년 605억원 △2021년 3분기 519억원을 기록했다.

◇이은형 대표 체제 글로벌 사업 확대 전망…IB·디지털 경쟁력 강화

<사진=하나금융투자>

40대 후반인 이은형 대표이사를 통한 세대교체 이후 하나금투는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특히 이 대표는 글로벌 사업 수완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11년 하나금융그룹에 영입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을 거쳐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 부회장 및 투자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20년에는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사업부문 부회장으로 오르는 등 글로벌 분야 경험이 풍부하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글로벌 사업 확장은 물론 IB·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해외 대체투자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결합해 IB그룹 수익 중 현재 50%선인 글로벌 수익 비중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초대형 IB 진입을 통한 해외 신흥시장 지분참여도 예상된다.  

이러한 기대가 가능한 이유는 그룹 차원의 협업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나금투는 글로벌사업 경쟁력을 개선시키고 그룹차원의 협업을 강화할 목적으로 글로벌 그룹을 신설했다. 글로벌 그룹 산하에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 글로벌 본부와 글로벌 사업 및 네트워크 구축방안을 수립하는 글로벌전략팀을 신설했다. 이 대표가 그룹 글로벌사업부문 부회장을 역임한 만큼 하나금투가 거는 협업 시너지 창출 기대감이 큰 분위기다. 

아울러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하나금투는 IB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IB1그룹, IB2그룹을 IB그룹으로 통합했다. 단,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부문은 IPO3실을 신설했으며, 연금신탁본부는 연금사업단, 신탁사업단으로 분리했다.

디지털 전환 기조를 맞추기 위한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올 들어 대표이사 직속으로 디지털본부와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을 통합한 정보통신기술(ICT)그룹을 신설했다. ICT그룹은 마이데이터 등 기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디지털 사업과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하나금투의 디지털 사업 중 하나인 마이데이터에서도 계열사간 협업체계가 강조된 모습을 보인다. 하나금융그룹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합’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원큐프로’에 적용했으며, 재테크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엄준기 하나금투 디지털본부장은 “효과적인 재테크 및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고객 라이프 사이클 기반 통합자산관리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재판 중인 이진국 전 하나금투 대표의 2021년 선행매매 의혹에 따른 이미지 실추는 수습해야 할 과제다. 당시 증권사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아 이득을 취한 혐의로 도덕성 시비가 일었다. 이은형 대표 투입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수습 차원인 만큼 조직 분위기 쇄신 의무도 함께 짊어진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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