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에 고개 숙인 식품업계, 가격 인상한 4분기 웃었다

시간 입력 2022-02-14 07:00:03 시간 수정 2022-02-14 09: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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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영업이익 전년비 33.8% 감소…삼양식품, 31.3% 감소
가격인상 이후 실적 호조…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익 일제히 상승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집밥'·'혼밥' 열풍에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은 늘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과 샘표식품은 지난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0~40% 떨어졌다. 삼양식품과 크라운제과도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0% 정도 감소했다.

주요 식품업체들의 이익이 크게 떨어진 것은 전세계적으로 이어진 물류대란에 따른 운송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제 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수요는 여전했지만 제품 원가가 올라가면서 판매로 남는 몫이 줄어든 것이다.

결국 식품업체들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주요 식품 가격을 올렸다. 라면, 우유, 빵 등에 이어 커피,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올랐다. 실제로 농심과 삼양식품은 지난해 8월 라면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6.8%, 6.9% 인상했다. 샘표식품도 올 1월 간장 17종의 가격을 8% 인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원가 인상 압박을 감내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는 막기 어려웠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가격 인상 시점이 늦은 것이 연간 이익 지표를 떨어뜨렸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 2조66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061억원, 당기순이익은 99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3.8%, 33.2% 감소했다. 하지만 농심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077억원,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9%, 20.8% 증가했다. 라면가격 인상분이 4분기 영업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상승했다.

농심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올해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미국에 제2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가동시기가 올해 4월로 지연됐지만, 공장 가동 후 현재보다 40~50% 정도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64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55억원, 당기순이익은 56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1.3%, 17.1% 줄었다. 하지만 4분기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928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 37.4% 증가한 수치다. 이는 △해외 유통망 강화 △수출 국가 및 주력 수출품 확대 △가격 인상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주요 원자재 비용 및 해상 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감소했다"며 "4분기에는 라면 가격 인상 효과, 해외판로 및 수출 품목 확대 영향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3487억원으로 9.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234억원, 당기순이익 23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5.1%, 35.5% 감소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매출액 3812억원, 영업이익 159억원, 당기순이익 13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1%, 32.3%, 19.3% 떨어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랑 기자 / yr1116@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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