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신한, 뒤쫓는 국민…불붙는 ‘기술금융’ 대출 경쟁

시간 입력 2021-12-07 07:00:03 시간 수정 2021-12-07 09: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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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9월 말 기술신용대출 잔액 44조5879억원
우리은행, 9584억원 늘리며 국민은행 추격
기술금융 평가지표, 내년부터 ‘증가율’ 중시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이 기술신용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은 막는 대신 기술신용대출은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이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기술신용대출 잔액 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일 은행연합회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4조5879억원으로 전월보다 8492억원(1.9%) 늘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7303억원(1.7%) 증가한 43조2939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2014년 6월 도입된 이후 절차 개선을 거쳐, 현재는 인터넷은행을 제외한 17개 은행에서 이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이자 수익 외에도 대출공급 실적이 높을 경우 정부 정책금융 사업자 배정 혜택이 주어져 은행들은 새로운 먹거리로 기술신용대출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민은행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말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기술잔액대출 잔액 4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6월 말 신한은행이 5475억원 차이로 역전한 이후 두 은행의 격차는 석 달 연속 1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3위 우리은행은 국민은행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9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1조8978억원을 기록했다. 9월 한 달에만 8594억원 늘며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국민은행과의 격차는 6월 2조5712억원에서 9월 1조396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나은행의 9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5조9411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그러나 공급 규모와 조직, 시스템 등 종합적인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위원회 ‘기술금융 실적평가’에서 대형은행 중 2위를 차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 잔액뿐만 아니라 대출이 유망 기업에 집행되는지, 또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는지 등이 중요하다”며 “시중은행들은 내부 전담조직을 꾸려 자체 평가 역량을 높였고, 모두 전면 기술평가가 가능한 레벨4 수준의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자산을 늘리는 데 기업대출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술금융 평가지표 개편도 시중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평가부터 잔액 등 누적 지표보다 ‘증가율’ 지표를 확대 적용한다. 상대적으로 기술금융을 늦게 추진했더라도 은행의 노력도를 반영해 실적 위주로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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