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불법’인 NFT 사업…게임업계, 해외공략 위해 잇단 참전

시간 입력 2021-12-06 07:00:01 시간 수정 2021-12-15 09: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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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게임 시장은 NFT 대전 중/ (1) NFT서 성장동력 찾는 게임사들
게임법 제32조 '사행성'·'현금화' 금지 명시…국내서는 서비스 불가능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 스카이 마비스가 개발한 '액시인피티니'…해외 성공 사례 '속속'
엔씨·컴투스·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 NFT사업 진출 '속속'…해외진출 성장동력 마련

국내 게임사들이 잇달아 블록체인 기술 기반 NFT(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게임 사업 진출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이에 내년은 위메이드를 선두로 NFT를 활용한 게임이 속속 나올 예정이다. 이미 게임업계에서는 비 NFT게임과 NFT게임 간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NFT게임을 출시하는 이유는 해외 공략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블록체인 활용 게임을 '사행성'으로 규정,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P2E 모델 기반 NFT게임…국내선 '사행성' 우려 금지 

사용자 친화적인 비즈니스모델(BM)이라는 점에서 NFT 기술이 사업이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P2W(Pay to Win) BM을 중심으로 수익 창출을 해왔다. 문제는 이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NFT를 적용한 게임은 P2E(Play to Earn) 모델로 유저와 게임사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아 최근 게임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이 돈을 많이 지출해야만 했다. 연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아이템 구매를 통해 돈을 지출해온 유저들의 피로감이 높았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 버전 <사진제공=위메이드>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 버전 <사진제공=위메이드>

하지만 P2E의 경우 유저들이 게임에서 모은 자원이나 아이템 등 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다. 플레이투언, 말 그대로 게임도 즐기고 돈도 벌 수 있는 것이다. 

바로 '현금화'를 이유로 국내에서는 NFT게임을 금지하고 있다.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게임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 아이템 등을 환전하거나 환전을 알선하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NFT게임은 등급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국내 게임사는 국내용과 해외용을 따로 출시하고 있다. 위메이드 '미르4'가 글로벌버전과 국내용을 따로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게임업계에서도 NFT게임 관련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2021'에서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코인 규제 때문에 미르4 글로벌을 출시하지 않은 곳은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며 게임법 사행성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게임법의 사행성 규정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며 "현재 어떤 것을 사행성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기 때문에 이를 두고 산·학·연 등의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서는 떠오르는 NFT게임…국내 게임사, 공격적 해외진출 나선다 

국내에서는  NFT게임이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금지돼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은 지 오래다. 

베트남 스타트업 기업 스카이 마비스가 개발한 '액시인피티니'는 2018년 개발된 게임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P2E모델을 적용한 게임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스카이 마비스의 시가총액은 연초 3000만달러에서 299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버전이 NFT게임으로는 처음으로 흥행하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연이어 사업 진출 소식을 알리고 있다. 

NFT게임 개발을 통해 게임사들이 기대하는 것은 해외시장 확대다. NFT는 탈중앙화 방식으로 해외진출에 더 용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이나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 이유가 진출국의 규제나 정치적 이슈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해외매출이 높았던 게임사는 NFT기반 게임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국내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임사는 해외진출의 기회로 NFT게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NFT게임 사업 진출을 알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엔씨는 해외매출 비중이 국내 대형 게임 3사에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해외 매출 증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NFT를 접목한 게임 개발 역시 해외 개척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NFT게임 개발에 적극적인 게임사 중 한 곳이다. 지난 5월 블록체인 전문기업 웨이투빗을 합병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 주도로 NFT 거래소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올 한 해 퀀텀점프를 이뤄낸 카카오게임즈에게도 해외사업은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선택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오딘'을 P2E게임으로 만들어 해외 시장에 진출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오딘 개발사인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가 게임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열려 있는 상태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NFT 사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게임빌이 코인원에 312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이어 9월에는 추가 투자를 통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컴투스 역시 △미씨컬 게임즈 △더샌드박스 △캔디디지털 △애니모카 브랜드 등 NFT 관련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또 게임빌 자회사 게임빌컴투스플랫폼은 '하이브(HIVE)'라는 게임 플랫폼 토털 솔루션을 통해 게임 개발에 필요한 대다수 요소를 단일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하이브가 회사의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게임 시장은 성장기를 넘어선 단계로 새로운 사업과 매출 구조가 필요한 시점인데, 메타버스와 NFT 등을 활용한 게임이 등장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것"이라며 "국내 서비스에 있어 신중해야 하지만 NFT게임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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