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안정 속 혁신’ 인사…사장단 유임·성과 중심 승진

시간 입력 2021-12-03 07:00:07 시간 수정 2021-12-02 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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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김준 사장, 부회장 승진…노종원 부사장은 ‘40대 사장’에 이름 올려
신규 선임 임원 133명으로 전년比 29.1%↑…67%가 4대 성장 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이 불확실한 업황 속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유임하면서도 성과와 능력 중심으로 신규 임원을 발탁하는 등 ‘안정 속 혁신’에 무게를 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투자전문회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장동현 SK㈜ 사장과 SK이노베이션의 미래가치를 크게 높인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미래전략담당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40대 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복귀가 예상됐던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달 중으로 이사회 결정을 거쳐 SK온으로 복귀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2일 계열사별로 2022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그룹 차원의 일괄 발표 없이 계열사별로 인사 발표가 이뤄진 것은 앞서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인사는 계열사별 이사회가 세 차례의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을 개최하며 대표이사의 평가와 보상, 임원인사, 조직개편을 주도적으로 결정했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그룹의 4대 핵심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신규 선임된 임원 중 67%가 4대 성장 분야에 속한다. 신규 선임 인원은 총 133명으로 2021년(103명), 2020년(109명)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과 장동현 SK㈜ 부회장.<사진제공=SK그룹>

이번 인사에서는 장동현 SK㈜ 대표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회장은 투자전문회사로서 SK㈜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왔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적극적인 추진을 통한 SK㈜의 경영시스템 혁신도 주도해 왔다.

김 부회장은 그린 중심의 성장전략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미래가치를 크게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공서열과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임원승진 인사도 진행됐다. SK하이닉스가 사업총괄 사장에 선임한 노종원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노 신임 사장은 1975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SK텔레콤에 입사했다. 이후 2016년 임원에 올랐고 불과 5년 만에 사장에 오르게 됐다. SK그룹에서 40대 사장이 나온 것은 지난해 말 1974년생인 추형욱 SK E&S 사장 이후 1년 만이다.

SKC 신임 사장으로는 박원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박 신임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사 BCG(Boston Consulting Group)와 GS에너지, 하나자산운용 등을 거쳐 2018년부터 SK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글로벌 성장과 사업 발굴을 맡아온 신규사업 전문가다. SK그룹의 베트남 마산그룹 및 빈그룹 투자, 일본의 친환경 소재 기업 TBM사 투자 등 글로벌 투자를 주도했다.

이와 함께 △곽노정 SK하이닉스 제조·기술담당 △이규원 SK머티리얼즈 경영관리본부장 △이재홍 SK넥실리스 경영지원총괄 △최규남 수펙스추구협의회 미래사업팀장 등 4명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최 부회장이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향후 SK 배터리 법인 ‘SK온’으로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파트너링 추진 등 경영상 주요 진행 사안들을 고려해 이달 중에 별도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신규 사업 개발과 R&D 확대를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먼저 SK㈜는 최근 합병한 SK머티리얼즈 지주부문을 SK㈜ 내 CIC(사내 독립 기업, Company-In-Company) 형태의 ‘SK㈜ 머티리얼즈’로 두고 SK㈜ 첨단소재 투자센터와의 시너지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SK㈜ 머티리얼즈는 사업개발센터, BM혁신센터, 글로벌테크(Global Tech)센터 등 3개 센터 체제로 운영된다. 또 첨단소재 투자센터와 디지털 투자센터에 '테크 담당'과 '글로벌 담당'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략본부를 포트폴리오 부문으로 확대 개편, BMR 추진 담당을 신설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환경과학기술원에 분석솔루션센터를 신설해, 연구개발(R&D) 기능의 그린 성장 역량을 크게 확대시켰다. 자회사인 SK에너지는 P&M CIC에 미래 디자인센터를, SK지오센트릭은 G2테크센터를 신설하는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실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이사회가 중심이 돼 파이낸셜스토리 이행을 위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주도적으로 결정했다”며 “그간 꾸준히 추진해 온 이사회 중심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수준의 거버넌스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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