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택했다”…주요 그룹, 세대교체로 사업 혁신은 지속

시간 입력 2021-12-03 07:00:05 시간 수정 2021-12-02 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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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주요 사장단 유임 속 임원급서 젊은 인재 발탁
롯데, ‘순혈주의’ 넘어 외부 인재 파격 영입…GS, 신사업 인력 대거 중용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인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그룹별 인사 기조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한 업황 속,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사업 혁신을 위한 성과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세대교체가 함께 이뤄지는 모습이다.

SK, LG그룹은 주요 사장단을 유임시키며 임원급에서 젊은 인재를 발탁하는 안정 속 혁신 전략을 꾀했다. 롯데그룹은 기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재를 파격 영입했고, GS그룹은 신사업 인력을 대거 중용하며 미래 준비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LG와 롯데, SK그룹에 이어 삼성그룹이 이날 정기 임원인사를 예고하면서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그룹, 전자 대표 3인방 유임 속 젊은 인재 대거 발탁 전망

(왼쪽부터) 삼성전자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그룹은 이날 인사에서 삼성전자 수뇌수 3인방을 유임하는 등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사장단 이하 임원급에서 젊은 인재를 대거 기용하는 ‘안정 속 혁신’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수뇌부 3인방은 모두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재계는 이들 3인이 모두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7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거둔 데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이들 3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사장단도 지난해 12월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을 각각 승진시킨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장단 이하 임원급에서는 대규모 승진, 발탁 인사가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강조한 데다 최근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부사장·전무'로 나뉘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해서다. 임원 직급 통합은 당장 이번 인사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 유임 속 ‘능력·성과’ 중심 승진인사 단행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과 장동현 SK㈜ 부회장.<사진제공=SK그룹>

지난 2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SK그룹도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을 유지하면서 능력·성과 중심의 일부 승진인사를 단행하며 안정을 꾀했다.

이번 인사에서 장동현 SK㈜ 대표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회장은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 등 가시적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았다. 김 부회장은 배터리와 소재를 포함한 그린 중심의 성장전략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미래가치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장 승진자는 총 6명이다. 특히 노종원 SK하이닉스 미래전략담당 부사장(46)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40대 사장을 배출했다. 이와 함께 △곽노정 제조·기술담당 △박원철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 △이규원 SK머티리얼즈 경영관리본부장 △이재홍 SK넥실리스 경영지원총괄 △최규남 수펙스추구협의회 미래사업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관심을 모았던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결정되지 않았다. 향후 이사회를 거쳐 배터리 법인인 SK온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그룹, 권봉석·조주완 전면에…신임 상무 132명 대거 발탁

권봉석 LG COO 부회장(왼쪽)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제공=LG그룹>

지난달 25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의 인사 키워드 역시 ‘안정 속 혁신’이다. 일부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꾀하면서도 주력 계열사 CEO는 대부분 유임시켰다.

먼저 LG그룹은 권봉석 LG전자 사장을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로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LG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준비 강화에 힘쓸 전망이다.

권 부회장이 떠난 LG전자 CEO 자리에는 조주완 LG전자 CS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선임됐다. ‘해외통’으로 꼽히는 조 사장은 해외 사업 확대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사업 준비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LG와 LG전자를 제외하고는 CEO 대부분을 유임시켰지만 임원급에서는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132명의 상무를 신규로 선임했다. 이는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4번의 임원 인사 중 최대 규모다.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중장기적인 미래 혁신 준비에 나섰다는 평가다.

‘파격’ 인사 돋보인 롯데그룹…외부 인재 대거 영입 ‘승부수’

김상현 롯데 유통사업군 총괄대표(왼쪽)와 안세진 호텔사업군 총괄대표<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그룹은 지난달 25일 외부 인재를 파격 영입하는 인사를 단행, 유통명가 재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30년간 P&G에 몸담았던 김상현 전 DFI 그룹 대표를 롯데쇼핑 CEO로 선임했다. 1979년 롯데쇼핑 설립 이후 외부 인사가 CEO를 맡은 건 42년 만에 처음이다. 또 롯데호텔 신임 CEO에는 안세진 놀부 대표를, 롯데백화점 신임 CEO에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를 각각 내정했다. ‘정통 롯데맨’을 임원으로 앉혔던 기존 순혈주의를 깬 ‘파격’ 인사다.

롯데그룹은 승진자 규모도 지난해 86명 대비 배 이상 확대된 178명으로 늘렸다.

롯데케미칼 대표와 화학BU장을 역임한 김교현 화학HQ 대표,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장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부사장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부사장 △남창희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부사장 △류제돈 롯데물산 부사장 등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GS그룹, ‘신사업’에 방점…사업 다변화 통한 미래 혁신 추진

왼쪽부터 정찬수 GS EPS 대표이사 사장, 김석환 GS E&R 대표이사 사장, 이영환 GS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여인창 파르나스호텔 대표이사 전무<사진제공=GS그룹>

지난 1일 인사를 단행한 GS그룹은 주력 계열사 CEO를 유임시키면서도 GS글로벌, GS E&R 등 4개 계열사에는 새 CEO를 선임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 CEO를 유임시키는 한편,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갖춘 경영진 4명을 새로 선임했다는 게 GS그룹 설명이다.

신규 선임된 CEO는 △정찬수 GS EPS 사장(전배) △김석환 GS E&R 사장(신규 선임) △이영환 GS글로벌 사장(신규 선임 및 사장 승진) △여인창 파르나스호텔 전무(신규 선임 및 외부 영입) 등 4명이다.

특히 GS그룹은 신성장 사업 전문 인력을 대거 승진시켜 중장기적인 미래 혁신을 꾀했다. 전체 임원 승진 및 신규 선임자(외부영입 포함) 총 43명 중 9명(20%)이 각 사업영역에서 신사업 전략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다.

GS그룹은 향후에도 사업 다변화를 위한 미래 전략 사업 분야의 전문가들을 지속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인사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한 업황 속 주요 대기업들이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컨트롤타워가 대부분 유지된 상황에서 새로 발탁된 인력들과 얼마만큼 조화를 이루는 지가 내년 경영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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