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망 사용료’ 압박 전 세계로…SKB에 힘 실릴까

시간 입력 2021-12-02 07:00:03 시간 수정 2021-12-01 17: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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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이어 유럽 통신사들도 “네트워크 비용 부담하라” 성명 발표
글로벌 화두로 부상한 만큼 SKB와 소송결과에 영향 끼칠지 주목  

넷플릭스를 겨냥한 망 사용료 압박이 전 세계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내에 이어 유럽 주요 통신사들도 통신망 부담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대표 최진환)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브리티시텔레콤(BT), 텔레콤오스트리아, 텔레포티카, 오렌지 등 유럽 13개 통신사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 빅테크가 망 이용대가를 내고 네트워크 구축·유지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사들은 성명에 부담을 나눠야 할 기업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넷플릭스, 유튜브 등 트래픽 부담을 키운 글로벌 콘텐츠 제공 업체(CP)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네트워크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빅테크 플랫폼에 의해 유발되고 수익화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네트워크 투자와 계획이 필요하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네트워크 비용에 공정하게 기여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압박은 거센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총 4개나 발의됐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도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와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 챙겨봐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압박에도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하자 곧바로 항소한 상태다.

이에 SK브로드밴드도 넷플릭스에 부당이득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하며 맞대응 중이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전용회선을 사용하기 시작한 2018년 5월부터 요금을 책정하면 약 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오는 23일 2심 변론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CP의 망 사용료와 인프라 투자비용 분담 문제가 글로벌 화두로 부상하면서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당 분쟁이 더 이상 국내에만 국한돼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해외에서도 소송이나 협상 과정을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폭증하고 있는 추세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트래픽이 2018년 5월 50Gbps 수준에서 올해 9월 기준 1200Gbps로 약 24배 뛰었다. 유럽 통신부문 투자 역시 지난해 525억유로(약 70조6340억원)를 기록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인기를 끌다 보니 글로벌 CP의 인프라 투자비용 분담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망 중립성 규제가 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국제적으로 CP들의 망 사용료 분담을 위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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