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내세운 네이버∙카카오…’논란’ 벗고 해외로 간다

시간 입력 2021-11-30 07:00:01 시간 수정 2021-11-29 17:10:5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국내 IT양대산맥, 올해 직장 내 괴롭힘·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경영 '쇄신'
최수연 네이버 차기 CEO, 글로벌 공략 중점…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 시선도
개발자 출신 류영준 카카오 차기 CEO, 블록체인 등 신사업 이끌 예정

국내 IT기업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말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온갖 논란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두 회사는 올해 서로 다른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차례 파문을 겪었고,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국정감사에서 집중 공격을 당했다.

이에 양사 모두 대표이사를 40대 젊은 인재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논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해외 공략의 고삐를 한층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독과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글로벌 사업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네이버, 4년간 회사 이끈 한성숙 대표 퇴진…최수연·김남선 40대 전면에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우), 김남선 네이버 CFO 내정자(좌) <사진제공=NAVER>

네이버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1981년생으로 만 40세인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 이와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는 1978년생 만 43세 김남선 글로벌인수합병 전담 책임리더를 선임했다. 

이번 네이버 이사회의 결정에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CIO)의 의견이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 6월 말 이해진 CIO가 직장 내 괴롭힘 논란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파격 인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CIO는 "권한이 더욱 분산되고 책임이 더욱 명확해지고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에 합류한 지 오래지 않은 인사를 앉힌 것도 '쇄신'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수연 차기 대표는 2019년 11월부터 네이버 글로벌사업지원 총괄을 맡고 있고, 김남선 차기 CFO는 지난해 8월에 입사해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했다.  

이밖에 두 사람은 서울대 공대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향후 공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두 사람 모두 네이버에서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우려는 흘러 들을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 대표가 경험이 부족해 매출 5조원에 달하는 네이버를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공략과 경영쇄신이 현재로선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지만 기업 연속성 유지라는 측면에서 마찰이나 충돌이 있을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다. 

네이버의 새 경영진은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확정된다. 

◇개발자 출신 류영준 차기 대표…블록체인 등 카카오 신사업 이끈다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제공=카카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25일 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CEO를 선임했다. 카카오페이 IPO(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류영준 대표다. 그는 1977년 생 올해 만 44세로 40대 CEO다. 

류 대표 역시 젊은 피이지만 네이버 최수연 신임 대표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인 출신인 최수연 네이버 신임대표와 달리 류 대표는 2011년 카카오에 개발자로 입사해 올해로 10년째 카카오에 몸담고 있다. 카카오의 성장과 본인의 성장을 함께했다고 점에서 내부인사를 중용했다는 평가다. 

류 대표는 카카오에서 보이스톡과 간편결제 개발을 주도했고, 내부승진을 통해 2017년에는 카카오페이 대표 자리에 올랐다. 

카카오 측은 류 대표에 대해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 비즈니스 등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며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혁신 기업으로서 본연의 DNA를 살려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임의사를 밝힌 조수용 대표와 달리 여민수 대표는 재연임이 결정됐다. 올해 골목상권 침해논란을 겪은 만큼 여 대표는 카카오가 약속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자연스레 류 대표는 향후 카카오의 신사업과 글로벌 공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카카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 류 대표의 개발자 DNA가 발휘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에 몸 담으면서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비스를 적용했고,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와 손잡고 한국은행이 추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용역을 따내면서 주목 받은 바 있다. 또 블록체인은 카카오가 콘텐츠와 함께 해외공략을 위해 힘주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양 사 모두 사업을 확대하고 성장시키는 데 중점을 뒀는데, 올해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 경영 쇄신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을 대표 자리에 앉히기 위해 고심했을 것"이라며 "다만 경험적인 측면에서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