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우려에도 삼성 반도체 생산량 '쑥'…다운사이클 짧아지나

시간 입력 2021-11-26 07:00:01 시간 수정 2021-11-25 16: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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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메모리 생산량 1조2632억개로 전년比 44.8%↑…지난해 연간 생산량도 돌파
반도체 업황, 이달 들어 회복 조짐…4분기 탄력적 투자 후 내년 공격적 투자 재개할 듯

올해 하반기부터 확대된 '반도체 다운사이클'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PC용 D램 범용제품 현물가가 하반기 들어 크게 하락하는 등 다운사이클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D램 현물가가 하향안정화하며 일부 제품은 현물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등 빠른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4분기 투자를 업황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집행한 후, 반도체 업황 본격 반등이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개시할 방침이다.

자료: 삼성전자/단위: 억개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2632억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8723억개 대비 44.8%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생산량인 1조2303억개도 3개월 이상 앞당겨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 설비 가동률도 밀려 드는 수요에 힘입어 전체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100%를 기록했다. 나머지 부문 가동률은 소비자가전(CE)이 92.3%, IT·모바일(IM)이 78.6%, 하만은 57%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기업용 PC 수요 등으로 내년까지 반도체 시장에서의 견조한 전방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D램 가격 하락 영향으로 확대된 시장의 반도체 업황 우려가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을 합친 메모리 산업 전반적인 재고 흐름을 보면 내년까지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며 "D램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현물가격은 지난 3월17일 5.72달러로 연고점을 찍은 후 지속 감소해 다운사이클 우려가 현실화하는 듯 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현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며 일부 제품은 오히려 소폭 반등하는 등 빠른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하락하는 이른바 '반도체 겨울'이 올 것이라 예측했던 글로벌 IB(투자은행) 모건스텐리도 한 발 물러섰다.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이 약세이긴 하나 4분기 가격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는 덜 나쁜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계절적 수요로 1분기는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생산 업체의 낮은 재고와 클라우드 서버의 강세로 다운사이클은 짧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 투자 발표 후 그레그 애봇 미국 텍사스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수요 증가 대응과 DDR5 등 차세대 제품 준비를 위한 반도체 투자를 지속해왔다. 평택·시안 선단 공정을 증설하고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평택 3라인(P3) 인프라 투자도 진행했다. 파운드리는 평택 EUV 선단공정 증설 투자 등을 중심으로 시설 투자를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4분기 투자를 업황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집행한 후, 반도체 업황 본격 반등이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개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출장을 계기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규모 신규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확정했다.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평택 P3 라인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P3 라인은 클린룸 규모가 축구장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부품 수급 이슈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인 점을 감안해 4분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신규 CPU의 확산에 따른 고용량화와 기업향 IT 투자 확대가 지속되며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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