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업은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찍고 아시아로…해외진출 가속화

국내는 좁다, 해외서 빛나는 플랫폼기업/(3)우아한형제들
베트남 호치민서 2위 사업자로 '우뚝'…서비스 지역 21곳으로 확장 예정
우아DH아시아, 싱가포르 포함 아시아 15개국 내 '푸드판다' 이름으로 서비스
쿠팡이츠·요기요와 '수수료 전쟁', 국내 시장 이미 포화…新성장동력 마련 절실

국내 배달 중개 플랫폼 1위 사업자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이 아시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쿠팡이츠, 요기요 등 후발주자들과 수수료 경쟁으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는 해외진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2019년 진출 이후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시장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향후 김봉진 의장이 이끄는 '우아DH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15곳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시장 점유율 3위…현지 마케팅 효과 '톡톡'

▲ⓒ 베트남 배민에서 선보인 기프트 카드와 마스크. 기프트 카드엔 ‘당신이 좋아하면 어떤 음식이든 내가 쏠게(지 건 앰 틱, 몬 지 궁 카오)’라는 의미의 글귀가, 마스크엔 ‘항상 기분 좋다(루온 부이 뜨어이)’라고 쓰여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베트남에 '배민(BAEMIN)'이라는 명칭으로 배달앱을 출시했다. 당시 베트남 2위 음식배달 플랫폼 비엣남엠엠(Vietnammm)을 인수하며 호치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가로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먼저 작년 6월에는 하노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는 관광사업이 활발한 다낭까지 진출하며 베트남 내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혔다.

그 결과 배민은 베트남의 경제 중심인 호치민에서 진출 1년여만에 업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16곳인 서비스 지역을 연내 21곳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에는 그랩푸드, 나우, 고푸드 등 플랫폼들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우아한형제들은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취했다. 국내에서 '한나체'를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한 것처럼 베트남에선 배민 '다니엘체'를 개발해 라이더 유니폼·굿즈·광고 등에 적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점유율을 따로 추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요 지역인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2위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DH와 한 지붕…'우아DH아시아' 이끄는 김봉진 의장 아시아 넘본다

▲ⓒ 김봉진 의장(왼쪽)와 김범준 대표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베트남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우아한형제들은 아시아 전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이 담당하는 것이 아닌 '우아DH아시아'를 통해 진행된다.

우아DH아시아는 DH(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세운 합작법인이다. 사실상 배달의민족 운영사 한국 우아한형제들도 우아DH아시아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아시아 지역 전반의 사업을 우아DH아시아가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해외사업은 우아한형제들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내에서는 1위 사업자이고,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국내 배달앱 시장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 살 깎아 먹기'식 수수료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 해외시장 개척은 필수라는 것이다.

합작법인을 통해 우아한형제들은 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DH자회사 ‘푸드판다’가 진출해 있는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홍콩,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사업을 철수한 일본 지역도 우아DH아시아가 맡게 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11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4년 ‘라인와우’라는 배달앱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1년 만에 철수하고 지난해 '푸드네코'라는 이름으로 재진출한 바 있다.

우아DH아시아는 배달중개플랫폼 뿐만 아니라 △공유주방 ‘배민키친’ △퀵 커머스 ‘B마트’ △로봇배달 등 현재 DH와 배민이 다루고 있는 모든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작년 우아한형제들의 해외실적을 보면, 해외법인 콜이 3500만건으로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 일본, 베트남 등 해외 법인 총상품판매액(GMV)은 230% 증가한 6600만유로(약 884억9940만원)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