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한 마디에 롯데 계열사 한 몸처럼 'ESG 경영'

시간 입력 2021-10-29 07:00:06 시간 수정 2021-10-29 09: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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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통기업 新척도 ESG/(2)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ESG 경영에 진정성 담아달라" 당부
환경 점수 낮은 롯데케미칼 친환경 경영 앞장
롯데 계열사 사회공헌·친환경 캠페인 동참

코로나19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ESG 경영'이 새 척도로 부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소비자와 밀접한 B2C 기업들이 ESG 경영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 진단했다. 대표적인 B2C 기업인 유통기업들의 대표적인 ESG 활동을 살펴보고, 성과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신동빈 회장의 신발이 화제가 됐다. 구찌 모피코트를 걸친 그가 착용한 것은 친환경 운동화다. 지난달 롯데가 영입한 배상민 디자인경영센터 센터장 계정에 올라온 해당 사진에는 하트(좋아요)가 쏟아졌다.

친환경 운동화는 롯데케미칼 주관으로 7개 업체가 참여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제작됐다. CEO스코어 조사 결과, 2019년 기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업종을 꼽으면 석유화학이 빠지지 않는다. 롯데케미칼은 탄소중립 분야에 투자하는 그룹 내 첫 ESG 펀드도 조성했다. 그룹 내에서 친환경과는 가장 거리가 먼 롯데케미칼이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

▲ⓒ롯데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2021 하반기 롯데 VCM’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롯데그룹 이영구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상장사 ESG 위원회 설치 완료…케미칼 중심 '넷제로'

신동빈 회장이 지난 7월 ESG 경영을 선포하면서 사장단에 주문했던 것은 '진정성' 이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신 회장은 CEO 경영 평가에 ESG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신 회장의 '진정성' 주문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달 롯데푸드를 마지막으로 모든 상장사(롯데리츠 제외)가 ESG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이전에도 15개 계열사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을 목표로 움직인 적은 있지만, 명문화된 위원회를 꾸린 것은 처음이다. 롯데홈쇼핑 등 비상장사도 자발적으로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매년 내는 계열사가 있는 반면, 몇년째 내지 않는 계열사도 있다. 앞으로 모든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롯데 측은 "모든 상장사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ESG 정보를 공시하는 그룹은 롯데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자원 선순환 활동에도 계열사가 함께 움직였다.

롯데칠성음료는 거래처에서 소비된 아이시스 생수 페트병을 회수해 에코백, 유니폼 등을 만드는 'Re:Green 자원순환 캠페인'을 시작했고, 세븐일레븐은 롯데알미늄, 플랜드비뉴와 세븐일레븐 산천점에서 자판기 형태의 친환경 리필 스테이션 '그린필박스'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달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업계 최초 스마트영수증을 발행했다.

또, 롯데는 2040년 넷제로(탄소중립) 달성 방침을 세웠다. 10년 단위로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친환경 기여 목표를 설정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이 중심에 선다. 2021년도 ESG 평가를 진행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환경(S) 부문에서 롯데케미칼에 'B'를 줬다. 그룹 내에서도 등급이 가장 낮다.

이는 업의 특성상 하루 아침에 개선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를 발표했다. 앞으로 10년간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블루수소(16만톤)와 그린수소(44만톤)가 혼합된 6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2024년에는 울산 지역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을 시작한다.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를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2030년에는 복합충전소를 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역농가 상생 활동에도 동참했다.

롯데GRS는 경상북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엔제리너스를 통해 지역 우수 농특산물을 활용한 음료를 만들고 롯데리아 역시 경북 지역 생산자 단체를 통한 양파 50톤을 납품 받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을 위한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세븐일레븐은 이달 농어촌 지역사회에 상생협력기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롯데지주, 지배구조 꼴찌 탈출…개선 의지 결실

이번 ESG 평가에서 주목할 부문은 '지배구조(G)'다. 롯데 계열사 모두 지배구조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다. 특히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롯데지주는 작년까지 지배구조 등급이 'B'로,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1년 만에 지배구조 부문에서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일본과 관계나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 출자 구조 등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7년 지주사 출범 강수를 둔 것도 롯데 입장에선 지배구조 개선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400여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는 2018년 모두 해소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사 정리도 마무리됐다.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약속했던 계열사 IPO(기업공개)도 현재 진행형이다.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이 IPO를 완료했고, 차기 후보로 롯데건설,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호텔롯데가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회사다. 코로나로 안갯속인 호텔롯데 역시 추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편 이번 ESG 평가에서 지주사 외에도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의 지배구조 등급이 한 등급 상향됐다. 롯데 계열사들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이사회 관련 미준수 사항이 많아 미흡했으나, 감사기구 운영은 핵심지표 준수율이 높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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