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태 SK증권 연구위원 “다양해지는 ESG채권, 가이드라인 명확해야”  

시간 입력 2021-10-20 18:03:09 시간 수정 2021-10-21 1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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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
ESG채권시장 발행과 투자현황 발표

윤원태 SK증권 연구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에서 ‘ESG채권시장 발행과 투자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에서 ‘ESG채권시장 발행과 투자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SG채권에 대한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향후 종류와 등급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윤원태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에서 ‘ESG채권시장 발행과 투자현황’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외화) ESG채권 시장은 2021년 9월 기준 6320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32.91%(1565억달러) 증가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직면하며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 중요성이 커지면서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채권 발행이 활발했다. 프랑스가 918억달러로 발행규모가 가장 컸고, △독일(513억달러) △미국(494억달러) △한국(449억달러) △중국(383억달러) △네덜란드(277억달러) △스페인(217억달러) △일본(196억달러) △스웨덴(146억달러) 순이다.

윤 연구위원은 “주요국에서는 친환경 산업 육성,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등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ESG채권 발행국가 중 선진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5% 수준이고,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위주로 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올들어 4위 수준 올랐다”며 “성장세를 감안하면 ESG채권 발행 선두권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되는 ESG채권 종류의 변화도 눈에 띈다. 초기에는 녹색채권(그린본드)을 중심으로 발행됐지만 최근에는 지속가능채권 발행 비중이 늘고 있다. 녹색채권을 부적절히 발행하는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부각됐고, 지속가능채권이 녹색채권 기능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윤 연구위원은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로 ESG평가와 관리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지난해 이후 사회적채권과 지속가능 채권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올 들어 ESG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 중 일반기업을 중심으로 녹색채권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와 SK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국내(원화) ESG채권 누적 발행규모는 167조원이다. 주택금융공사(MBS) 발행량이 100조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MBS를 제외할 경우 67조원 규모다. 특히 올해에만 42조원을 발행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SG채권 주요 발행처는 은행과 보험사다. 은행의 경우 65조원(MBS 제외: 19조원), 보험사는 41조원(12조원) 규모로 그 비중이 높았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와 계열사에 포함된 보험사는 ESG경영 일환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 은행의 경우 공기업이 발행한 ESG채권을, 보험사는 다양한 발행사의 ESG채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일반기업이 지난 8월말까지 발행한 ESG채권 종류별 현황을 보면 △녹색채권(111억달러) △사회적채권(49억달러) △지속가능채권(66억달러) 등 녹색채권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별로는 AA+급 이상 ESG채권 발행이 과반을 넘었다.

윤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우량등급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 발행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A급 이상 발행사도 늘어나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ESG발행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연구위원은 ESG채권 활성화방안으로 △ESG채권 가이드라인 확충 △ESG평가기관 가이던스 마련 △주요 연기금 ESG투자확대 등을 내놨다.

현재 정부에서 제시한 ESG채권 가이드라인은 녹색채권 뿐이며,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일반기업 녹색채권 발행량이 증가했다. 이 점을 감안하면 사회적채권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경우 해당 채권 발행량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2년 중 사회적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ESG평가기관에 대한 가이드라인 필요성도 제기됐다. 국내의 경우 ESG평가기관은 4곳이 있으며 ESG채권 인증평가는 신용평가사나 회계법인이 진출하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다.

윤 연구위원은 “평가기관 자격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ESG채권 인증평가의 경우 100% 1등급으로 인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녹색채권 외부 검토 비용을 지원하고 사후보고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 연구위원은 “현재 ESG채권 발행시 외부검토 비용이 1000만~4000만원이 발생한다”며 “일반기업이 ESG채권을 발행하는데 검토 비용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녹색채권 발행 외부검토 비용을 지원할 경우 A급 발행사의 소규모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일부기업에서만 진행되는 사후보고도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확실한 제도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요 연기금 ESG투자 확대로 ESG금융상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13%에 불과한 책임투자 비중을 오는 2022년까지 50%까지 확대하고, 기타 연기금도 ESG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속가능연계채권(SLB)과 지속가능연계대출(SLL) 도입 등이 검토되면서 ESG금융시장이 다양한 부문에서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연구위원은 “주요 연기금을 평가할 때 ESG항목을 추가해 ESG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을 필두로 연기금 ESG투자가 확대될 경우 ESG 관련 상품 부족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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