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마다 다른 ESG경영…김태호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 본부장, “위원회 독립성·전문성 보장돼야”  

시간 입력 2021-10-20 15:24:54 시간 수정 2021-10-21 08: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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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
‘해외 기업의 ESG 경영 사례’ 발표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에서 김태호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 본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에서 김태호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 본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의 ESG 경영 유형을 참고해 우리 상황에 맞는 전략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또 ESG 위원회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태호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 본부장은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ESG 성과 창출 실행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1 CEO스코어데일리 정책포럼’에서 ‘해외 기업의 ESG 경영 사례’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최근 재무적 성과 외 비재무적 성과까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기후위기 등 불확실성이 큰 시대 상황에서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 ESG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김태호 본부장은 “ESG는 재무적 성과에 가려져 있던 비재무적 리스크를 표면화한 것으로 본다”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더 받기 위해서는 ESG를 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들의 ESG 경영 유형은 각기 다르다. KOTRA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6개국 31개 기업의 ESG 경영 사례를 조사해보니,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투자자·글로벌 기업 요구에 따라 ESG 경영을 강화한 경우 △기존 사업을 재편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경우 △ESG 투자자금 유치를 통해 스타트업 성장 자본을 활용하려는 경우 △금융권에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ESG 경영 인센티브(대출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는 데 활용하는 경우 등으로 나뉘었다.

먼저 투자자·글로벌 기업 요구에 따라 ESG 경영을 강화한 경우다.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편의점 체인 운영사인 일본 세븐&아이홀딩스는 미국 편의점 점유율 3위인 ‘스피드웨이’ 인수 이후 투자자로부터 ‘탈탄소’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스피드웨이는 주유시설을 같이 보유한 편의점 체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세븐&아이 홀딩스는 2050년까지 일본 내 점포 운영에 있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로 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임원 급여에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반영해, 이산화탄소 2% 감축 시 급여를 5% 인상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 증가하면 급여를 10% 인하하겠다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기존 사업을 재편하고 신규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ESG를 도입하는 사례다. 미국 자동차기업 GM(제너럴모터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신규 사업으로 전기차 사업을 꼽고 전폭적인 투자를 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자율주행 분야에 270억달러(한화 약 3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ESG 경영은 스타트업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의 동물복지계란 및 유제품 판매 스타트업 바이탈팜즈는 직영 농장 확대 대신 225개의 소규모 가족 동물복지농장과 협력을 통해 판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규모 투자 유치가 아닌 필요한 자본을 1~2년 주기로 임팩트투자(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투자)를 받고 있다.

금융권도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경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은 2000억엔(약 2조500억원) 규모의 녹색 예금 상품을 개발했다. 이는 기업과 기관 투자자에게 받은 예금을 재생에너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사업 등에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또 독일 환경은행(Umweltbank)은 유엔(UN)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개 목표에 부합하는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기업의 ESG 경영 사례는 제각기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ESG는 현재의 기업 경영 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기업들은 ESG 운영 형태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KOTRA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ESG 위원회를 이사회 아래에 구성하거나, 집행부 밑에 구성하는 경우로 나뉘었다. 또는 이사회와 집행부 차원에서 모두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태호 본부장은 “기업의 매출액, 근로자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ESG 위원회 구성에서 완성된 형태는 이사회와 집행부 산하의 2개 위원회를 각기 운영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계시켜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호 본부장은 기업 내 ESG 위원회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에서 이미 많은 기업이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ESG 위원회가 최종 의사결정 기구도 아니고 ‘보여주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ESG 위원회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 관련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위원 구성이 필요하며, 내부 인사에서 찾기 어렵다면 외부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문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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