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물려주겠다"…급증하는 아파트 증여

시간 입력 2021-09-27 07:00:03 시간 수정 2021-09-26 09: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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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7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 5만3239건…전년比 7.3%↑
양도세 등으로 증여 선택한 다주택자 많아진 것으로 분석


전국에서 아파트 증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정부의 양도소득세 강화로 다주택자들이 매매보다는 증여를 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5만3239건으로 지난해 동기 4만9607건에 비해 7.3%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증여는 늘어났다. 올해 1~7월 전국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75만515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93만500건보다 18.8% 감소했다. 올해 1~7월 전체 아파트 거래량 중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5%로, 작년 동기 5.33%보다 1.72%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아파트 증여가 활발히 이뤄졌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 6만7750건 중 9751건(14.4%)이 증여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2017년 4.5% △2018년 9.6% △2019년 9.7% △2020년 14.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사진. <사진=성희헌 기자>

이같이 증여 건수와 비중이 늘어난 것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집을 보유하거나 팔면서 많은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증여를 선택한 다주택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7·10 부동산대책이 올해 6월 시행되면서 종부세율과 양도세가 대폭 인상됐다. 0.6~3.2%였던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은 1.2~6%로 상승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는 65%(지방소득세 포함시 71.5%)에서 75%(지방소득세 포함시 82.5%)로 올랐다.

아파트 증여의 증가는 시장에서 매물 잠김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고 매각 시 양도세 중과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면서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며 "결국 증여가 증가하고 매물 잠김이 심해져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도 △2016년 3만9959건 △2017년 4만7652건 △2018년 6만5438건 △2019년 6만4390건 △2020년 9만1866건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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