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성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WM 명가’ 자존심 지킨다

시간 입력 2021-09-08 07:00:11 시간 수정 2021-11-05 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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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3연임 성공…마이데이터 보류, 고액자산가 서비스 대안 제시

삼성증권은 최근 증권업계에서 주목받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유보했다. 향후 경쟁사들이 초개인화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여 대응 차원의 수익구조 다변화 추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이에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사장)가 나서 균형성장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위기로 볼 수 있는 상황에도 삼성증권이 흔들리지 않는 건 장석훈 대표의 리스크 관리 능력 때문이다. 장 대표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 삼성맨’으로 위기상황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그는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당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브랜드 신뢰회복을 위해 소비자 보호, 내부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등 사태를 수습했다. 2019년 정식으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에도 보수적인 경영전략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오랜기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인사, 재무를 맡아온 장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그는 ‘원칙주의자’라는 평가 답게 브랜드 신뢰회복에 탁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은둔형 경영자의 표본으로 불린다. 그러면서도 내부 임직원과는 활발히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20년은 그의 원칙에 입각한 경영이 빛을 발한 시기였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대다수 대형 증권사가 곤욕을 치른 반면 삼성증권은 해당 리스크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당시 내부 리스크 체계를 강화한 계기가 됐던 배당사고가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증권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출시하기 전 상품팀, 리스크관리팀, 금융소비자보호팀, 마케팅팀 등 실무자들이 1차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임원, 주무팀장으로 구성된 상품위원회에서 재심사하고, 리스크 담당자 평가도 받는다. 아무리 인기가 있는 금융상품이라도 리스크 담당자가 반대할 경우 사실상 상품출시가 불가능하다.

장석훈 대표는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전문경영인으로의 능력도 입증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개별기준 영업이익 74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741억원보다 약 4배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의 경우 같은기간 311.8%(4073억원) 증가한 5379억원을 기록했다. 장 대표는 실적호조에 힘입어 올 초 3연임에 성공했다.

이처럼 삼성증권의 실적이 개선된 배경에는 장석훈 대표의 균형성장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WM부문에서는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특화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강점을 살리고, 투자은행(IB) 부문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 △기업공개(IPO)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남은 과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에 따르면 삼성증권 ESG등급은 ‘B+’이며, 부문별로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를 받았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말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임원협의체를 별도 구성해 ESG경영을 강화시켰다. 위원회는 장석훈 대표, 장범식 숭실대학교 총장, 이영섭 서울대학교 교수 등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임원협의체는 담당 임원들로 구성해 내부 의사결정을 신속히 수행토록 했다.

이밖에 증권업계 최초로 ESG평가기관 MSCI(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ESG 리서치 관련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다. 또한 법인 ESG 컨설팅을 통해 각 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견해를 종합해 맞춤형 전략을 제공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ESG리서치 역량을 높이고, 법인 및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ESG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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