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이래 수주잔고 '최저'…삼성물산, 미래일감 확보 '총력'
수주잔고 전년比 8% 감소한 24.5조…리모델링 시장 진출 및 해외수주 활발
500대기업 > 건설 | 2021-04-01 07:00:05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 오세철)이 올 들어 국내외 미래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5년 합병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는 회사의 수주잔고를 채우기 위해 연초부터 바쁜 행보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정비사업 재개에 이어 올해 리모델링 시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강동구 고덕아남아파트 현장설명회에도 참여해 분위기를 살폈다. 당시 현장설명회 참여를 위해 삼성물산은 일주일 전 입찰보증금 5억원을 일찌감치 납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현장설명회는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는데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 강동구 일대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래미안 솔베뉴도'와 함께 거대한 래미안 타운이 형성된다.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사업을 재개한 것은 2014년 강남구 '청담 래미안 로이뷰'와 '래미안 대치 하이스턴' 준공 이후 7년 만이다. 수주를 위해 입찰에 나선 것은 약 11년 만이다.
연내 서울·수도권 내 재건축 물량이 많지 않은 만큼 알짜입지를 갖춘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린 셈이다. 현재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 등 주요 리모델링 사업 참여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이어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 1분기에만 6조원 이상의 신규수주고를 올렸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와 '카타르 LNG 수출기지 건설공사' 등이 꼽힌다.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터미널 공사는 삼성물산과 현지 건설사인 RSEA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이 중 삼성물산 지분은 1조2400억원 정도다.
카타르 LNG 수출기지 건설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한다. 총 1조8500억원 규모로 18만7000㎥의 LNG 저장탱크 3기와 항만접안시설 3개소, 운송배관 등을 시공한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이처럼 국내외 수주에 활발하게 나서는 것은 매년 수주잔고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지난해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8.0% 감소한 24조5248억원이다. 이는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등 4개 사업부문을 통합한 현재의 삼성물산이 출범한 201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1조702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2년 내 수주잔고가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13조원대를 유지하던 주택사업 수주잔고 역시 2017년 10조301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6조5262억원까지 줄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대형건설사 가운데 몇 없는 리모델링 준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브랜드 파워도 강하다"며 "최근 리모델링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시장이 과열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수주물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리모델링은 재건축 대비 수익성이 확실히 떨어지는 만큼 국내사업만으로는 수주 곳간을 채우기 한계가 있다"며 "해외현장 경험이 많은 오세철 사장을 필두로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활발하게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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