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도 '언택트'가 대세…신기술 개발에 빠진 건설사들
"산재 줄이고 생산성 높이고"…스마트건설 기술 개발 및 투자 활발
500대기업 > 건설 | 2021-02-12 07:00:02

GS건설이 큐픽스와 협력해 건설현장에 도입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GS건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가 건설현장의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AI(인공지능)를 비롯해 BIM(건설정보모델링), 드론, 빅데이터 등 스마트건설 기술을 건설현장에 도입하고 생산성 향상을 꾀하려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혁신기술을 개발해 잇따라 자사 현장에 시범 적용하고 있다. 관련 신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현대건설은 건설 로보틱스 분야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산업용 로봇을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목표다. 사람의 손과 발만큼 정말한 작업이 가능한 '다관절 산업용 로봇' 활용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무인 순찰 로봇'을 비롯해 용접·페인팅 등 반복작업이 효율성을 높인 '시공 작업용 로봇' 국내 현장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복합소재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비정형 조경구조물 제작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3D프린팅 전문기업 쓰리디팩토리와 손잡고 비정형 거푸집 제작 기술 관련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산업용 대형 3D 프린터를 사용해 가로 2.5m, 세로 5m, 높이 1.5m의 거푸집을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다.
같은 그룹 건설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스마트건설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비정형 건축 구조물 시공을 위해 철근 적층형 3D프린팅과 거푸집 제작에 로봇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해 관련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AI 미장로봇 바닥 평탄화 작업 가상 이미지.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콘크리트 바닥 평탄화 작업을 수행하는 'AI 미장로봇' 개발도 완료했다. 로보블럭시스템과 공동개발한 이 로봇은 미장날 4개가 장착된 모터를 회전시켜 콘크리트가 타설된 바닥면을 고르게 한다. 콘크리트 바닥면을 3D 스캐너로 정밀 측량하고 평활도가 기준치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한 지리적 정보를 활용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미장 작업을 수행한다.
GS건설은 건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큐픽스와 협력해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건설현장에 활용하고 있다. 360도 카메라를 비롯해 IoT(사물인터넷) 센서 등 첨단 장비가 결합된 스팟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방수 및 음성안내 기능도 갖췄다.
이 회사는 스팟이 자율보행으로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를 3D 건설정보모델링(BIM) 데이터와 통합해 전기, 설비공사 등 후속 공사 및 안전관리 계획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드론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엔젤스윙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대규모 토목공사 현장에서 쓰일 '건설 드론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드론이 찍은 항공사진 등 데이터를 3D 모델로 자동 편집해 보여주는 것이다. 100헥타르(1㎢) 기준 2명이 2주간 해야 할 측량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대우건설도 드론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드론 시장에서 유망 스타트업으로 떠오른 드론 제조·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스트로엑스에 지분 30%를 투자한 데 이어 자체 개발한 '드론관제시스템(DW-CDS)'을 현장에 활용 중이다.
DW-CDS는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을 통해 관제센터에서 종합관제와 드론원격제어를 수행할 수 있다. 국내외 최대 256개 현장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영상관제플랫폼이다. 대우건설은 아스트로엑스와 산업용·군사용 드론을 고도화하고 DW-CDS와 시너지를 내 드론 관제·제어·운영·분석 등 통합관리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공기 지연 및 비용 부담 가중으로 언택트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여기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산업재해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안전사고를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Copyright @CEO LAB.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