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유통, 4개월 만에 수장 공석 메웠지만…회전문 인사 논란은 '여전'
이달 11일 조형익 신임 사장 공식 취임…박종빈 전 대표 이어 한국철도 출신 인사 연속 낙점
정책/공기업 > 공기업 | 2020-12-21 07:00:05
최근 조형익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약 4개월 간 이어졌던 코레일유통의 수장 공백이 채워졌다. 하지만 박종빈 전 사장에 이어 조 신임 사장도 모회사인 한국철도공사 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코레일유통이 모회사의 '회전문 인사'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 신임 사장은 이달 11일 코레일유통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이는 박종빈 전 사장이 해임된 지 4개월 여 만이다. 코레일유통은 지난 8월 국토교통부의 고객만족도조사 감사 결과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박 전 사장을 공식 해임했다.
앞서 국토부는 코레일유통 직원들이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을 많이 타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관련자의 해임,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코레일유통은 조 사장의 취임으로 CEO 공백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 이어 또다시 모회사 출신 인사가 수장 자리에 올라 '회전문 인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 신임 사장은 지난해 6월 말 한국철도 여객본부장(상임이사)직에서 퇴임한 이후 이달 11일 코레일유통 대표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모회사에서 퇴임한 지 1년 반 만에 자회사 수장으로 재취업한 것이다.
2018년 10월 코레일유통 사장에 임명된 박종빈 전 사장은 취임 이전 한국철도 IT경영실장, 정보기술단장직을 지냈다.
이에 코레일유통이 모회사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코레일유통을 비롯해 코레일테크·코레일관광개발·코레일로지스 등의 자회사도 모회사인 한국철도 출신 인사로 채워져 있다.
임재익 코레일테크 사장은 한국철도 기술본부 차량기술단장, 부산철도차량정비단장을 지냈다. 윤양수 코레일로지스 사장도 한국철도 광역철도본부장 출신이다. 지난 18일 취임한 정현우 코레일관광개발 사장 또한 한국철도 차량기술단장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회전문 인사 논란을 두고 이들의 전문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회사에서 고위 임원 및 주요 보직을 거쳤던 데다 향후 모회사와의 원만한 의사 조율로 자회사의 경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자회사를 통해 한국철도의 논공행상식 보은 인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 역시 상당하다. 기타 공공기관에 속하는 코레일유통과 나머지 자회사들은 내부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청와대 인사검증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내부 낙점만으로 자회사 대표가 선임되는 셈이다.
이에 반해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및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 주무부처 장관 제청 및 대통령 임명 등의 철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주창범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타 공공기관의 경우 규모가 작다 보니 현행 방식의 인사제도가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로 인해 능력에 따른 인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유통은 조 신임 사장의 전문성이 대표이사 선임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신임 사장은 철도 역사 내 간편결제시스템 최초 도입을 비롯해 5대 철도 관광벨트를 국내에 처음으로 정착시키는 등 철도 연계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 개발에서 실적을 낸 전문가"라며 "코로나19 국면 이후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혁신을 강조한 데 이어 윤리경영과 투명성, 공공성 등을 강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형익 신임 사장은 1983년 철도청(한국철도공사 전신) 입사 후 현장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관광사업단장, 경영혁신실장직을 역임했다. 또 본사 내 전문 부서와 부산역장 및 전남본부장, 철도공사 여객본부장직을 거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Copyright @CEO LAB.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