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기만료 앞둔 금융지주 보험사 수장, 성과 따라 연임 결정될까?
코로나19 여파 속 ‘경영 안정’ 중요시 된 인사 트렌드
금융사별 이슈 있다는 점 역시 연임 가능성에 힘 실어
금융/증권 > 금융 | 2020-12-10 07:00:05

(좌측부터)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사진=각사>
연말 금융사의 인사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를 이끄는 수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대부분이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수장은 총 5명이다. 대상은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다.
연임이 점쳐지는 대표적인 인물은 양종희 KB손보 대표다. 양 대표는 2015년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하고 KB손해보험으로 탈바꿈 한 뒤 선임된 첫 번째 KB금융 출신 인사다. 2016년 3월 최고경영자(CEO)로 첫 취임한 후 3연임에 성공하며 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KB손보를 이끌었다.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명실상부한 손보업계 ‘톱4’로 안착시킨 것이 대표적인 경영 성과다. 이 같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던 만큼 연임이 확실시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최근 KB금융의 인사가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 역시 이런 시각에 힘을 더한다. 앞서 진행된 인사에서 윤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이 모두 연임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 대표는 국민은행장 후보 등으로 꾸준히 거론됐을 만큼 그룹 내에서 입지가 탄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밖에 현 보험부문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양 대표가 최근 계열사 편입을 진행한 푸르덴셜생명의 성공적인 안착과 인수 후 통합 작업 등을 총괄하는데 필요한 인물이라는 시각도 많다. 과거 양 대표는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략기획 담당으로 총괄했던 경험이 있다.
허정수 KB생명 대표의 경우 연임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인물이다. 올 3분기 누적 실적(92억원)이 작년 동기 대비 무려 49.5%나 하락한 것은 물론, 2018년 취임 이후 그룹 전체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줄곧 은행에 몸 담았던 허 대표에게 경력이 거의 전무했던 보험사 수장 자리를 맡겼던 것 자체가 인수합병(M&A) 작업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연임 가능성을 제기된다. 현재 KB 보험계열사는 푸르덴셜생명의 인수 후 안착 및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통합 작업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실제 허 대표는 KB손해보험의 인수 작업은 물론, 현대증권의 인수와 KB투자증권과의 통합을 통해 KB증권을 출범했던 모든 작업에 PMI(Post-Merger Integration, 통합) 전문가로서 능력을 입증 받았던 인물이다.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사진=NH농협생명>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역시 연임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농협생명을 이끈 홍 대표는 2018년 11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실적을 지난해 401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아울러 올 3분기까지의 순이익 역시 643억원으로 확대하며 3분기 만에 지난해 결산 실적을 뛰어넘었다.
특히 임원추천위원회의 일정이 지연된 점은 농협금융이 홍 대표의 연임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의 그간 관례대로 홍 대표 역시 1+1년의 임기를 채우고 퇴임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 여파 속 경영 안정에 방점을 둬야하는 시기인 만큼 이례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지주 회장 자리까지 공석이 된 만큼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홍 대표의 경우 올 초 이성희 중앙회장의 취임 후 단행된 대규모 인사에서도 자리를 지켜낸 인물이다.

(좌측부터)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사진=각사>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의 경우 생명보험계열사의 통합작업을 추진 중인 신한금융그룹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연임이 결정될 만큼 업계에서도 이들의 거취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의 실적은 양사 모두 양호한 만큼 실적으로는 연임 여부를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실제 신한생명은 1713억 원의 누적 순익으로 작년 동기 대비 56.0% 성장했으며, 오렌지라이프도 2133억 원의 누적 순익을 올리며 소폭(0.8%)이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해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차기 통합 생보사인 ‘신한라이프’를 이끌 수장을 선출하기 위해 두 대표 중 한 명만을 이번 인사에서 선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통합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두 대표 모두를 연임시킨 뒤 최종 인사를 내년 7월 ‘신한라이프’의 출범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것이 인사의 트렌드로 자리한 상황”이라며 “다만 금융사 별 통합 등의 이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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