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네이버 vs 한국투자-카카오’ 금융플랫폼 연합 구축...제휴경쟁 격화
증권사, 치열해진 디지털 경쟁… NH투자·삼성·KB증권도 참전
금융/증권 > 증권 | 2020-07-21 07:00:01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플랫폼 사업에 나선 가운데 증권사들과의 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거대 금융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금융플랫폼 연합은 더욱 빠른 속도로 구축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투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 중 금융플랫폼 협업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이들 증권사는 금융플랫폼 기업에 지분투자 하며 연계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 원을 출자하며 17.7%의 지분을 획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016년 12월 1000억 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한 것을 계기로 2017년 5월 상대방 지분을 5000억 원씩 매수해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후 지난해 11월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을 출범시키며 미래에셋대우가 지분투자를 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협업해 지난달 ‘네이버통장 미래에셋대우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출시했다. 네이버페이 가입자 수가 약 1250만 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도 리테일 부문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모인다.
한투증권과 카카오는 이들보다 앞서 금융플랫폼에 진출했다. 한투증권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카카오뱅크 지분의 약 33%에 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투증권의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 4.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8.6%를 보유 중이다. 당초 한투금융은 한투증권에 지분을 양도하려 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 따른 결격사유로 인해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양도했다.
지난해 11월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 지분양도를 위해 자회사 한투밸류운용의 48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한투밸류운용은 카카오뱅크 지분 약 29%를 양도받았다. 한투금융이 자회사 한투증권을 대상으로 단행한 7770억 원의 유상증자 중 일부가 카카오뱅크 지분양도에 투입된 것이다.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서비스 제휴에 힘입어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153만 개의 비대면 계좌를 확보했다.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위탁거래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과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상품권 등을 선보였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네이버와 업무제휴해 주식거래·금융상품 비대면 투자할 수 있는 삼성증권 종합계좌를 네이버에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주식거래 뿐만 아니라 펀드에 투자할 때도 네이버페이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카카오뱅크에서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할 수 있도록 했으며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간소해진 본인확인 절차 등 20~30대를 중심으로 투자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허물어진 금융과 IT의 경계가 융합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네이버, 카카오 뿐만 아니라 새로운 IT 플랫폼 사업자들과 이를 활용하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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