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日파나소닉…韓반도체·배터리업계 희비엇갈려
500대기업 > 전자 | 2019-12-04 07:00:02

글로벌 반도체·배터리시장을 주도하던 일본의 파나소닉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이 회사가 반도체사업에 대한 매각결정을 내린 데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는 테슬라 상하이공장 납품 관련 중국의 CATL에 자리를 내주게 됐기 때문이다.
파나소닉의 두 사업부문 모두에서 악재가 발생한 가운데 이에 따라 국내회사가 입게 될 직·간접적 영향은 업계별로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파나소닉은 반도체 자회사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즈’를 대만의 ‘누보톤 테크놀로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파나소닉 세미컨덕터 솔루션즈는 2019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 922억 엔(약 1조23억 원), 영업손실 235억 엔(약 255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반도체 사업부문이 수익부진 속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걸던 찰나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판매저조까지 겹치면서, 파나소닉은 액정패널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데 이어 반도체사업도 접게 됐다.
세계 반도체시장은 과거 파나소닉, NEC, 히타치 등 일본업체들이 주도해왔으나 이번 파나소닉의 철수로 일본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사실상 존재감을 상실하게 됐다. 일본의 몰락 속 국내 업체는 메모리·비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성장을 지속하며 글로벌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인텔이 지난달 말 핵심 시스템 반도체 CPU의 생산능력 부족을 인정하고 일부 반도체 부품 생산라인을 CPU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힘에 따라, 상대적으로 생산저조가 우려되는 기존 반도체 제품은 삼성전자의 위탁생산이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자동차시장에 연관된 파나소닉의 악재는 국내 배터리업체에도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테슬라는 그동안 파나소닉의 배터리 제품을 고집했지만 최근 들어 첫 해외기지인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잠정합의했다.
파나소닉은 2012년 회계연도까지 7650억 엔(약 8조3329억 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계약한 이후부터 수익성 흑자전환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등 테슬라에 대한 납품 기여도가 높았다. 테슬라의 변심에 따라 파나소닉은 토요타 등으로의 판매처 다각화를 지속 꾀하는 상황이다.
이는 앞서 테슬라 상하이공장에 대한 신규 배터리 납품처로 낙점되면서 ‘포스트 파나소닉’이 될 것이란 급부상 기대감을 안았던 LG화학에게도 꽤나 불편한 소식일 수밖에 없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CATL·파나소닉의 양강 구도인 가운데 국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3사가 이를 추격 중이다. 중국의 CATL이 테슬라 공장 납품수혜까지 입을 경우 향후 국내기업과의 격차만 더 벌어질 우려도 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누적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CATL(26.6%)과 파나소닉(24.6%)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국내업체는 △LG화학(11.0%) △삼성SDI(3.5%) △SK이노베이션(1.8%) 등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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