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규제에 제동 걸린 '은행권 車금융’…업계, 활로 찾기 분주
금융/증권 > 금융 | 2019-07-19 07:00:01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자동차금융 사업에 제동을 건 가운데 업계는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금융감독원의 자동차금융 감독 강화 정책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대출상품 대신 플랫폼 등을 통한 새로운 수익창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은행권 신규 대출시장 영업 확대 등 쏠림현상’을 잠재위협으로 규정하고 부문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금융 시장이 대출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동반성장한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올해 2월 말 국내 은행의 자동차대출 연체율은 2016년 말 대비 0.63%포인트 오른 1.08%를 기록했다.
금감원이 은행의 자동차금융 감독을 강화한 이유는 시장질서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은행을 비롯해 카드, 캐피탈 등이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금융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는 캐피탈업계는 은행권의 무분별한 진출로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대책을 호소해왔다.
지난해 말 은행권 자동차대출 규모는 전년 말 대비 105.51%(2조7306억 원) 늘어난 5조31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5조7447억 원까지 성장했다.
금감원이 감독 강화에 나서자 은행권은 우선 대출상품 한도를 조정하면서 대비했다. 신차 기준 1억 원이던 대출 한도는 6000만 원까지 줄었고, 최장 대출 기간도 120개월에서 60개월로 단축됐다.
우대금리 수준도 △국민은행 KB매직카 대출, 1.4%포인트 △신한은행 마이카대출 1.5%포인트 △우리은행 드림카대출 0.9%포인트 △하나은행 1Q오토론 0.9%포인트 △농협은행 NH간편오토론 1.5%포인트 등으로 기존 2%포인트 수준은 사라졌다.
자동차금융시장은 가계대출 규제를 받고 있는 은행권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SGI서울보증보험이 발행한 보증서를 100% 담보로 삼고 대출을 진행해 미상환 우려도 적다. 은행권이 자동차금융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은행권은 다른 통로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하나은행(행장 지성규)는 지난 17일 중고차 판매를 희망하는 고객에게 보유 차량 가치 평가를 무료로 제공하고, 새로운 차량을 구매할 때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에 진출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플랫폼 진출을 위해 중고차 경매 전문 업체인 카옥션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차량구매에서 차량이용, 차량판매, 차량재구매로 이어지는 각 단계별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 종합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기를 정하지는 않지만 향후 자동차금융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감독 강화가 발효된 지 2달 정도 된 현 시점에서 대출상품을 확대하거나,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수요와 전망이 있는 시장이니 만큼 관련 데이터를 선점하고 플랫폼이나 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은 각 은행별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민석 기자 / rimbaud187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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